▶ 진보적 성향의 로버트 맥엘로이
▶ 교황청 최초 여성 장관도 임명

로버트 맥엘로이 추기경(맨 앞줄 신부복)이 2022년 추기경 서임 후 샌디에고에서 한인 신자들과 추석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를 비판하고 이민자 인권을 옹호해온 로버트 맥엘로이(70) 추기경을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차기 대주교로 임명했다. 가톨릭 전문매체 CNA는 6일 교황청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한 뒤 맥엘로이 추기경이 미국 추기경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성향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맥엘로이 추기경은 트럼프의 첫 임기 당시 캘리포니아주 모데스토에서 가톨릭 신자들에게 정부가 추진하는 반이민 정책의 방해자가 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불법 체류자들을 추방하기 위해 군대를 거리에 투입하고, 부모와 자녀를 떼어놓으려는 사람들 저지해야 한다”라며 “난민을 끔찍한 궁핍에 처한 형제자매가 아닌 적으로 묘사하는 사람들을 방해해야 한다”라고 연설했다.
CNA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과 가장 뜻이 잘 맞는 미국 추기경을 트럼프 당선인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시점에 워싱턴DC 대주교로 임명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교황을 비판해온 인물을 주교황청 미국 대사로 임명한 것에 맞대응했다는 분석도 있다. 교황은 오는 10일에는 바티칸에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작별 회동을 한다.
교황은 또 이날 교황청 봉헌생활회와 사도생활단부(약칭 수도회부) 장관에 이탈리아의 시모나 브람빌라(59) 수녀를 임명했다. 교황청 장관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가톨릭교회 역사상 처음이다.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가톨릭교회 내 여성의 지위를 향상하는 조치를 부단히 취해 왔다.
2023년 10월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에서 여성에게 사상 최초로 투표권을 줬고 2022년 7월에는 전 세계 주교 선출을 심사하는 교황청 주교부 위원에 여성 3명을 포함했다. 또 2021년에는 가톨릭 평신도라도 성별과 관계없이 교황청 행정조직을 이끄는 수장(장관)이 될 수 있다는 교회 헌법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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