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美 연구팀 “항바이러스제, 뇌 손상 후 신경 퇴행성 질환 예방 가능성”
뇌진탕 등 외상성 뇌 손상이 잠복해 있는 단순포진 바이러스(HSV-1) 같은 바이러스를 재활성화해 신경 퇴화를 유발하고 알츠하이머병 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터프츠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8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ing)에서 실크 단백질과 콜라겐, 신경 줄기세포로 만든 뇌 조직 모델 실험에서 반복적 충격이 잠복성 HSV-1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치매 관련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HSV-1과 외상성 뇌 손상을 직접 연관 짓는 첫 연구 중 하나며 이는 향후 항바이러스제를 외상성 뇌손상으로 인한 신경퇴행성 질환 예방에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권투나 축구 같은 스포츠에서는 뇌진탕과 반복적 충격에 의한 뇌 손상이 만성 외상성 뇌병증,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 최소화를 위해 보호 장비와 경기 규칙이 강화되고 있다.
또 이전 연구에서는 잠복해 있는 HSV-1이 활성화되면 아밀로이드 플라크, 신경세포 손실, 염증, 신경망 기능 저하 등 알츠하이머병 표지들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HSV-1은 일반인 80% 이상,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95% 이상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뇌진탕이 어떻게 잠복해 있는 바이러스를 재활성화하고, 신경 퇴화 과정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밝혀내기 위해 뇌 조직 모델을 사용했다.
실크 단백질과 콜라겐으로 스펀지 같은 폭 6㎜의 도넛 모양을 만들고 여기에 신경 줄기세포를 주입해 성숙한 뉴런으로 유도한 다음, 축삭(axon)과 수상돌기(dendrite)를 성장시켜 신경망을 갖춘 뇌 조직 모델을 만들었다.
이어 일부 세포가 HSV-1에 감염된 뇌 조직 모델을 원통에 넣고 피스톤으로 충격을 가하는 방법으로 뇌진탕을 모방한 다음 조직 내 변화를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충격을 받은 조직의 감염된 세포에서는 HSV-1이 재활성화됐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τ protein), 염증, 신경세포 사멸, 신경교증 등 알츠하이머병 마커들이 관찰됐다.
또 반복적 두부 손상을 모방한 뇌 조직 모델은 충격을 많이 가할수록 알츠하이머병 마커가 많이 나타났고, HSV-1이 없는 뇌 조직 모델은 충격 후 약간의 신경교증은 보였지만 알츠하이머병의 다른 마커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기존 역학 연구에서 운동선수가 머리에 여러 차례 충격을 받으면 몇 달 또는 몇 년 후 신경 퇴행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결과는 운동선수들이 뇌진탕을 겪으면 잠복해 있는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고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터프츠대 데이나 케언스 교수는 이 연구에서 외상성 뇌 손상과 신경 퇴행성 질환을 연결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며 이는 항바이러스제나 항염증제를 두부 외상 후 바이러스 활성화를 막고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추기 위한 예방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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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 너무 마셔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