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서 온 김재현씨 LA서 출발해 뉴욕까지 65일간 4,150마일 달려

자전거로 미 대륙을 횡단한 김재현씨가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펑크는 수십 번 났고, 나를 추격해온 개는 100마리쯤 되는 것 같아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혼자서 페달로 밟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온 자전거 애호가가 LA에서 워싱턴 DC까지 미 대륙 자전거 횡단에 성공해 화제다. 주인공은 제주도의 ‘돔베 막국수’ 식당 주인인 김재현씨로, 그는 자전거로 4,150마일에 이르는 미국 대륙횡단에 성공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29일 LA에서 출발, 지난 3일 뉴욕에 도착할 때까지 13개 주 대륙횡단 일정을 65일에 걸쳐 무사히 마쳤다.
지난달 27일 자전거 양쪽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달고 홀로 페달을 밟으며 거뭇거뭇한 얼굴로 워싱턴 DC와 메릴랜드에 입성한 김씨는 “견문을 넓히려 매년 11, 12월이면 유럽이건 동남아건 여행을 떠났지만 미국 여행은 처음”이라며 “타오르는 열정, 벅차오르는 가슴과 달리 예상외로 쉽지 않은 고비가 여러 번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LA에서 출발해 워싱턴DC, 메릴랜드까지 오는데 왠 산이 그렇게 많은지, 비는 왜 그렇게 쏟아지는지,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이 터질 것 같아 거의 포기상태였다”며 “처음엔 자전거에 40킬로그램의 짐을 싣고 시작했으나 챙겨갔던 침낭과 텐트, 책 등을 내팽개쳐 짐을 20킬로그램으로 줄이고 한 걸음만 더 내딛자는 생각으로 한 치 앞만 보고 페달을 밟았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씨는 “마약, 총격, 인종차별 등 미국에 대한 선입겹과 편견이 횡단을 하던 중 만난 소중한 인연들로 바라보는 시선과 인식이 달라졌다”며 “피부색에 관계없이 어렵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돕는 선진 시민의식에 놀랐다”고 감탄했다.
김씨는 메릴랜드 엘크릿지의 1번 도로에서 MD 모터사이클 동호회원인 스티브 곽씨와 우연히 마주쳐 도움을 받고, 하노버 소재 코호 식당 손영석 사장으로부터 따뜻한 한식을 대접받기도 했다. 김씨는 “무작정 혼자 배낭을 자전거에 싣고 달린 이번 여행은 인생의 희로애락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 횡단이었다”며 “평범하지 않은 길에서 만난 인연들이 있었기에 더 소중한 기억이 됐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앞으로 자신만을 위한 여행이 아닌 어렵고 불우한 청소년을 위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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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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