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1명 비판도 이례적인데 전직 3명이 비판…과거 악연에도 주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에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 전직 대통령이 후임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계의 관례가 깨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클라호마 연방 청사 테러 30주년 추도식에 참석해 현재의 미국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사익을 얻기 위해 진실을 왜곡해도 상관이 없는 상태"로 규정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입에 올리진 않았지만, 연방제 국가인 미국의 위기까지 언급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지난 15일 장애인 단체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사회보장제도를 파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대학의 자율성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간섭과 공격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생존 중인 전직 대통령 중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제외한 민주당 소속 전직 대통령 세 명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공화당 소속인 부시 전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 미국 역사학자들의 설명이다.
전직 대통령 1명이 후임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드문 사건이지만, 세 명이 사실상 동시에 현직 대통령을 비판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역사학자인 티머시 내프탤리 뉴욕대 교수는 "이 같은 사태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100일도 되기 전에 벌어졌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라며 "전직 대통령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만드는 변화의 미래를 이미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악연이 이 같은 공개 비판 사태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다.
그는 지난 2020년 대선 때부터 바이든 전 대통령을 노망난 노인처럼 조롱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들 헌터를 마약중독자라고 공격했고, 최근에는 경호까지 중단시켰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선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허위 주장을 퍼뜨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전 국무장관에 대해선 2016년 대선 당시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 때 카멀라 해리스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징징대는 78세 억만장자"라면서 "미친 음모론을 외치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나이를 언급하면서 "내가 더 젊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한편 백악관은 전직 대통령의 잇따른 후임자 비판 발언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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