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 45%·가톨릭21%’ 갤럽 작년 조사
▶ 무교 밀레니엄 세대 20년간 두 배 증가

지난달 20일 웨스트버지니아주 어메이징 그레이스 펠로십 교회에 열린 부활절 예배에서 한 70대 교인이 손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 내 종교 선호도 변화가 최근 5년간 뚜렷한 변동 없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무교인 비율은 여전히 5명 중 1명꼴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해 미국 성인 1만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인 종교지형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등 젊은 세대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난 20년간 기독교인 감소, 무교인 증가세가 나타났다. 갤럽은 젊은 세대의 비종교인 추세가 이어지면 미국 기독교인 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10명 중 7명 기독교인갤럽의 이번 조사에서 개신교 또는 초교파 기독교로 자신을 분류한 응답자는 전체의 45%로 집계됐다. 가톨릭 신자는 21%, 불교·이슬람·힌두교 등 기타 종교 신자는 10%였으며, ‘종교 없음으로 답한 비율은 22%에 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2018~2020년 조사 때와 큰 변함이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2000년에 실시된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기독교인의 뚜렷한 하락세가 나타난다. 당시 57%가 개신교 또는 초교파 기독교인, 25%가 가톨릭 신자였으며, 종교가 없다고 밝힌 사람은 8%에 불과했다. 20여 년 새 기독교인 비율은 15%포인트 감소했고, 무종교인은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갤럽이 최근 5년간 집계한 자료를 보면, 유대교는 2.2%,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모르몬)는 1.5%, 이외 이슬람·불교·정교회·힌두교는 각각 1% 미만이었다. 또 6%는 ‘영적이긴 하지만 특정 종교는 없다’고 답하거나 답변을 거부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지난해 미국인의 약 69%가 기독교 신자이며, 4%는 비기독교 종교를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도표 참고)

2020~2024년 평균ㆍ자료: 갤럽
▲ X세대 이상 기독교 70% 넘어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세대별 종교 선호도 간 큰 차이다.
2024년 기준, Z세대(18~27세)와 밀레니엄 세대(28세~43세) 중 30% 이상이 종교가 없다고 답한 반면, 베이비붐 세대(60~78세)와 침묵 세대(79세 이상)의 무교 비율은 각각 약 12%와 10% 미만이었다. 젊은 세대에서 무교 비율은 개신교와 맞먹는 규모의 최대 종교 집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반면, X세대(44~59세) 이상 세대는 70% 이상이 기독교를 믿는다고 답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기독교 신자 비율이 각각 54%, 58%에 그쳤다. 세대가 젊어질 수록 개신교와 가톨릭 모두 감소하고 있지만, 특히 개신교에서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기독교가 아닌 종교는 전체적으로 큰 비중은 아니지만, Z세대의 약 2%, 밀레니얼 세대의 1% 이상이 무슬림이라고 답해 고령층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다.
▲ MZ 세대 무교 급증종교의 세대 간 변화는 단순히 젊은 세대의 등장 때문만은 아니다. 갤럽은 모든 세대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종교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X세대, 베이비붐 세대, 침묵 세대에서도 최근 20년간 무교 비율이 2~3%포인트씩 증가했으며,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는 2000년대 초 16%에서 최근 31%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 기간 무교인 증가는 개신교와 가톨릭 신자 수의 동반 감소로 이어졌으며,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무교인 증가 비율만큼 개신교와 가톨릭 교인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 20년새 기독교 84% → 69%, 향후 50% 아래로도 가능성갤럽은 미국의 종교지형이 21세기 들어 뚜렷하게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0~2004년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의 84%가 기독교 신자였으나, 20년 뒤인 지금은 69%로 하락했다. 이 같은 변화는 주로 종교가 없는 젊은 세대가 성인이 되면서 발생한 것이다.
만약 앞으로도 많은 미국 성인들이 종교를 기피할 경우, 밀레니얼 세대가 고령 세대로 접어들면, 기독교 신앙을 가진 성인의 비율은 5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미국인의 종교 정체성이 점점 더 개인화하고 있으며, 제도적 종교에 대해 거리를 두려는 미국인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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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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