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610만명 달해
▶ 전체의 7.4%· ‘역대 최고’
▶ 소득 낮을수록 더 높아
▶ 산불·홍수 등 재해 노출

주택 보험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재정 부담을 느껴 가입하지 않는 주택 소유주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산불과 화재 등 재해 발생 시 집을 잃을 확률이 더 높다. [로이터]
주택 보험료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주택 소유자의 7.4%인 약 610만 가구가 주택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보험료가 주택 소유 비용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눈덩이처럼 늘어나면서 보험료를 부담하기 어려워진 가구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다.
기후변화로 인해 파손되는 주택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고가의 보험료가 주택 압류 비율을 높이는 최대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비영리 감시 단체인 미국소비자연맹(CFA)이 지난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소유자의 약 7.4%, 즉 610만 가구가 무보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연소득이 5만달러 미만인 주택 소유자는 일반 주택 소유자에 비해 보험이 없을 가능성이 두 배나 높다”며 원주민 주택 소유자의 22%, 히스패닉 주택 소유자의 14%, 흑인 주택 소유자의 11%가 보험이 없다고 강조했다.
주택 보험의 저조한 가입률은 연방준비제도(FRB·연준) 통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연준이 발표한 ‘2024년 미국 가계 경제적 안녕’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만2,000명 이상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주택 소유자의 7%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2만5,000달러 미만이거나 주택이 유일한 자산인 주택 소유자 10명 중 약 3명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응답자의 43%는 주택 소유자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보험 가입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라고 답했고, 19%는 “비용을 감당할 가치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비용 부담이 주택 소유주들의 미보험 상태로 몰고 있다는 설명이다. CFA는 “주택 보험 가입률이 떨어지는 것은 주택 소유자들이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 재난과 폭풍 등에 직면해 집을 잃을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가장 큰 문제는 주택 보험 미가입이 주택 압류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 분석 업체인 ‘퍼스트 스트릿’가 지난달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보험 미가입과 압류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폭풍이 몰아치고 주택 소유주들이 체납에 빠지면 교통 등 지방 서비스에 대한 세수입이 감소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수요도 감소한다. 주택은 방치되거나 관리되지 않을 수 있으며, 손상되지 않은 주택의 가치도 더디게 상승하거나 완전히 하락할 수 있다.
주택 보험료는 연일 폭등하고 있다. CFA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에 중간 신용 점수와 35만달러의 재건축 가치가 있는 주택을 소유한 일반 주택 소유자는 연평균 3,303달러(월 275달러)의 보험료를 부담했다.
퍼스트 스트릿에 따르면 보험료는 2013년경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2022년 기준 보험료는 일반 주택담대출 상환액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2013년 이전 10여 년 동안 7~8%였던 비율의 약 세 배에 달한다. 퍼스트 스트릿은 “2019년 이후 주택 보험료가 너무 비싸지면서 압류도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보험료가 책정되는 메카니즘을 공개하는 등 보험업계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주택 보험료의 급상승을 막을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라고 조언한다.
CFA는 “급격하게 상승하는 보험료는 지속 불가능해지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매년 주택 소유자 보험 인수, 가격 책정, 보장 범위 및 청구 건수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업계의 투명성을 높여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FA는 그러면서 “주택 회복력에 연방 및 주 자금을 투자하고, 보험 회사가 기후 위험 감소를 위한 주택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는 주택 소유자에게 더 낮은 보험료를 부과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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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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