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전선 형성에 협상 복잡해져…상처 오래갈 것”
2차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과거와 달리 유학생 비자 취소에서 항공기 인수 거부까지 새로운 '무기'들을 꺼내 들면서 협상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 중인 미·중 무역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새로운 전선에서 입은 상처가 더 오래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이번 무역 협상에서 내놓은 압박 카드는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이는 협상 과정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평가다.
중국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의 쑨청하오 연구원은 "미국 측은 여러 문제를 무역이나 경제 의제에 너무 많이 묶어놓았다"면서 "한두 차례 대화만으로 포괄적인 합의를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에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 27만명의 비자를 대거 취소하겠다는 카드도 들고 나왔다.
지난달 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중국인 학생들에 대한 비자를 공격적으로 취소할 것이라면서 취소 대상에 중국 공산당과 관련 있는 학생, 핵심 분야에서 공부하는 학생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중국과 홍콩에서 접수되는 비자 신청도 엄격하게 심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뒤 "그들(중국인 학생들)이 미국에 오는 것은 우리의 영광"이라고 말했지만, 이게 실제 어떤 의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 기업 화웨이가 제작한 칩을 다른 나라에서 사용해도 미국의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석유화학 원료인 에탄도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협상 도구다.
에탄은 미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중국이 주요 수입국이다. 올해 1~4월 중국이 수입한 에탄의 99%가 미국산이었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목록에서 에탄을 조용히 제외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에탄 수출 장벽을 높이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적어도 한 개 기업에 대해 수출 허가를 거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탄 수출을 막을 경우 중국 동부 해안 지역에 밀집해 있는 공장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판매를 늘리는 것도 중국에 압박이 될 수 있다.
지난달 말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향후 4년간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승인 건수가 트럼프 1기 때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무기 판매는 미·중 갈등을 더 고조시킬 수 있다.
중국은 '희토류 카드'로 반격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무역전쟁이 격화하던 지난 4월 초 희토류 7종에 대해 외국 반출 시 특별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 가공의 90% 이상을 담당한다.
중국이 전기차 생산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자 미국은 물론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에까지 비상이 걸렸다.
중국 측은 희토류 수출 통제가 군사 목적으로 전용 가능한 '이중용도 물자' 통제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지난 2월 텅스텐,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몰리브덴 등 25종의 원료에 대한 수출을 통제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안티몬, 갈륨, 게르마늄에 대한 미국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은 또 자국 항공사들에 미국 보잉 항공기 인수도 한때 금지시켰다. 지난주 인수 금지 조치가 해제됐지만 중국항공사들의 보잉 항공기 주문은 한동안 멈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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