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보 문제라 협상 안한다’던 美, 수출통제 中과 본격 논의 시작
▶ ‘공급망 전쟁’은 이제부터…희토류 과도한 압박은 中에도 ‘부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울 위해 영국 런던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로이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갈등 국면에서 희토류를 '비장의 카드'로 삼아 미국의 대중국 기술 수출통제를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최근 수년간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자국의 민감한 기술이 중국에 넘어가지 않게 하겠다며 여러 수출통제 조치를 해왔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 때는 중국을 상대로 '작은 마당에 높은 울타리 치기' 전략 아래 안보 훼손 가능성이 있는 핵심 첨단기술을 통제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전쟁에서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의 독점적 공급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미국을 압박함으로써 기술 수출통제 조치가 이제 명시적인 협상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한국시간) "중국과 무역협상의 일환으로 미국이 수출통제를 협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양국 경제관계에 대한 미국의 접근방식에 있어 획기적 변화"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정책 변화의 중심에는 중국의 희토류 지배와 그에 의존하는 미국 제조업체에 공급을 제한하기로 한 결정이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미국이 수출통제와 무역협상을 연계하도록 이끌었는데 이는 중국이 오랫동안 요청했던바"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런던 합의의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휴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과 중국이 각자의 공급망 관련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명시적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짚었다.
FP는 또 "양국이 이러한 변곡점에 도달한 것은 중국이 희토류 독점을 지렛대로 과감하게 활용했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중국이 오랫동안 뒷주머니에 숨겨온 강력한 카드"라고 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바이든 행정부 시절 대중 기술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해 중국이 협상하자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미국은 안보 문제라는 이유에서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통제를 런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게 된 것은 중국의 희토류 옥죄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중은 지난 9∼10일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자동차 및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늘리고 미국은 대중 기술 수출통제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뤄진 무역합의 이후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유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 강화와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방침 등을 둘러싸고 서로 '합의를 위반했다'고 맞서다 런던에서의 2차 협상을 통해 이견을 조율했다.
이번 런던 합의로 미중 관세휴전이 파탄에 이를 위기는 일단 넘겼지만, 양국의 '공급망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외신과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미국 워싱턴DC의 컨설팅업체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ASG)의 파트너인 폴 트리올로는 F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새로운 경기의 첫 번째 이닝에 있다고 본다. 희토류가 (미중 협상의) 규칙을 크게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향후 미중 협상에서 수출통제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향후에 더 큰 양보를 해야 할 수도 있는 '위험한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유리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측이 수출통제 완화와 관련해 정확히 어떤 조건으로 합의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미국은 일단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1차 협상 이후에 부과한 대중 기술 수출통제를 완화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에는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를 제재했다가 해제하는 등 더 큰 협상 과정에서 수출통제를 완화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수출통제를 무역전략의 일부이자 볼모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제네바 합의 이전의 수출통제도 해제하라고 요구할 위험이 있으며 이 경우 향후 트럼프 팀이 중국에 취하려던 조치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ASG 트리올로 파트너도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의 동력이 사라지지 않았고 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대중 수출통제 완화를 둘러싸고) 미국 정부에서 많은 내부 논의가 필요하고 일종의 착륙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희토류 카드를 어느 선까지 밀어붙일지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짚었다.
NYT는 "중국은 희토류 공급을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삼는 동시에 미국을 지나치게 밀어붙여 미국이 대중 희토류 의존을 낮추고자 장기적인 투자에 나서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또한 중국은 신뢰할만한 공급자라는 평판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아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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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트럼프 깨갱! 푸틴에게도 깨갱! 김정은이에게도 깨갱! 그저 불체들에게만 엄청나게 무섭게 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