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 등 100곳 이상 폭격
▶ 이란 군 지휘관 3명 사망
▶ 핵 농축시설·과학자 겨냥
▶ 네타냐후 “공격 계속” 압박
▶ 이란은 즉각 보복 천명
이스라엘이 한밤중 이란 수도 테헤란과 핵 시설이 위치한 여러 도시를 기습 공격했다. 해묵은 앙숙관계인 두 나라 간 충돌은 빈번했지만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핵심 수뇌부를 잃은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다. 이 사태를 방조한 미국에도 책임을 묻겠다며 엄포를 놨다. 가자지구 전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중동 지역 최대 화약고에 또다른 불길이 치솟을 판이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13일(현지시간) 새벽 공군기 200대를 동원해 이란 내 100곳이 넘는 곳에 330개가 넘는 탄약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이란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격은 최소 5차례에 걸쳐 이뤄졌고,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나탄즈는 물론 수도 테헤란 등 여러 도시가 포화를 맞았다. 작전명은 '일어나는 사자들(Rising Lions)'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우리는 역사상 결정적인 순간에 서 있다"며 "이 작전은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이스라엘 생존에 대한 명백한 위험이라며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는 동시에 이란으로 인해 고통 받던 이웃 아랍 국가들도 보호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회성 공격이 아니란 뜻이다.
이란 군부는 치명상을 입었다. 이란 군부 투톱 격인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과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이 사망했고, 골람 알리 라시드 비상사태 사령관도 숨졌다. 이란 언론 IRNA에 따르면 모하마드 테헤란치 등 핵 과학자 6명 사망이 확인됐고,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최측근인 알리 샴카니 전 국가안보책임자도 사망했다. 미사일이 주택가에 떨어지면서 어린이를 포함해 수십 명의 민간인이 숨졌으며, 주요 우라늄 농축 시설이 화염에 휩싸인 모습도 목격됐다. 몇 시간 만에 군 지휘부와 핵 시설이 초토화된 셈이다.
이란은 즉각 보복을 천명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스라엘의 시오니스트 정권은 가혹한 처벌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군은 "침략을 후회하도록 파괴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오전 이란은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무인기(드론) 100대 이상을 발사하면서 보복 공격을 개시했는데, 대부분은 이스라엘에 도착하기 전 이스라엘군에 의해 요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에 대비해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오는 15일 이란과의 6차 핵 협상에 나설 참이었던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직후 “미국은 이번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이번 조치가 자국의 자위권을 위해 필요했다고 우리에게 알려왔다”며 “이란은 미국을 표적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요일 핵협상에 계획대로 이란이 참석해주길 바란다는 발언도 내놨다.
이란은 미국에도 책임을 물었다. 이란 외무부는 “이스라엘 공습은 미국 지원 없이 이뤄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란은 6차 핵 협상은 물론 모든 미국과의 협상에 당분간 참여하지 않겠다며 이스라엘 규탄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현재까지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등 주변국은 물론 영국과 중국 등이 이스라엘 행동에 대한 규탄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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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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