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테흐스 총장 “분쟁 멈추고 진지한 협상 복귀하라…평화에 기회 줘야”
▶ IAEA 사무총장 “핵시설 공격 절대 안 돼…부셰르 원전 특히 우려”
▶ 이스라엘 “핵위험 해체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란 “美 가담 고려 보도에 경악”

안보리 브리핑 중인 그로시 IAEA 사무총장[로이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0일 이스라엘과 이란간 무력충돌과 관련, 긴급 회의를 열고 두 나라에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촉구했다.
하지만 1주일 넘게 무력을 동원해 상대방 지역을 공격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란은 이날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해선 귀를 막고 상대국을 강도높게 비난하며 설전을 벌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양국간 무력 충돌이 날로 격화하고 있는 데 대해 "평화에 기회를 주라"며 무력이 아닌 협상을 통한 해법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우리가 선택한 방향이 국가들의 운명뿐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순간들이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우리는 위기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면서 "이 갈등의 확산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불길을 점화시킬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란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지만, 신뢰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들의 이란 핵시설에 대한 완전한 접근 등을 포함해 신뢰할 수 있고 포괄적이며 검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외교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시설에 대한 무력 공격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을 향해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그로시 총장은 "이란 핵시설을 향한 공격으로 이란의 핵 안전과 안보가 급격히 저하됐다"며 "다행히 일반대중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능 누출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그런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란 남서부 부셰르 원전과 관련해 "공격받았을 경우 가장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핵 시설"이라며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이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파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대해선 "포르도는 우라늄을 60%까지 농축하는 이란의 주요 농축 시설로, 현재 IAEA는 어떠한 손상도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IAEA가 완벽한 사찰 시스템을 통해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며 구테흐스 총장에 이어 외교적 해법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럽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과 이란 외무장관 간의 핵 협상을 앞두고 열렸다.
미 백악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2주 뒤 미국의 직접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이 기간 외교를 통한 해결 여지를 열어둔 상태다.
도로시 셰이 주유엔 미국대사 대행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계속해서 이스라엘과 함께 서며 이란의 핵 야심에 맞선 이스라엘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국제사회는 이란 핵 프로그램이 전적으로 평화적 성격인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고, 이 문제가 분명히 해소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핵 확산 가능성의 중대한 결과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군사적 수단은 최종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란 핵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는 우리 모두에게 중대한 함의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중국도 즉각적인 갈등 완화를 요구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이스라엘의 행동이 제3국을 분쟁에 끌어들일 위험이 있으며 이란 핵시설을 향한 공격이 "우리를 지금까지 보지 못한 핵 재앙에 빠뜨릴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푸총 주유엔 중국대사는 즉각적인 휴전과 함께 대화·협상에 대한 의지를 견지해야 한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제안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분쟁의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이란은 현 사태에 대한 해결 의지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에 중점을 뒀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이란의 핵 위협이 해체될 때까지, 그들의 전쟁 기계가 무력화될 때까지, 우리 국민과 여러분의 국민이 안전해질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사용을 위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며 "미국이 이 전쟁에 가담할 수 있다는 신빙성 있는 보도들을 보고 경악했다. 그와 같은 지원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해 국제 안보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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