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이 폭격한 이란 나탄즈 핵시설[로이터]
이란 의회(마즐리스)가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프레스TV, 타스님 통신 등 이란 매체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즐리스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란원자력청(AEOI)의 IAEA 협력 중단을 정부에 요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0표, 반대 2표로 의결했다.
결의안은 앞으로 이란의 핵시설과 평화적 핵활동에 대한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IAEA 사찰관의 이란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다. '안전 보장' 여부는 이란원자력청(AEOI)의 보고를 통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판단하도록 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끔찍한 침략을 당한 국가가 IAEA와 관계를 재고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우리가 NPT의 책임있는 회원국이 되려면 모든 회원국에 부여된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AEA에 대한 협력 중단은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으로써 IAEA의 핵시설과 핵활동 사찰·검증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차원을 넘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라는 미국 요구를 거부하고 핵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은 "AEOI는 핵시설 안전이 보장되고 이란의 평화적 핵프로그램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때까지 IAEA 협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한 형식적 비난조차 거부해온 IAEA의 국제적 신뢰도는 바닥났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과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이란군의 강력한 방어에 막혀 공격을 중단해야 했다"며 "적들은 (우라늄) 농축을 멈추고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미국과 핵협상 재개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이 외교를 망쳐놨다"며 "미국 관리들이 외교를 얘기하면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승인했는데 어떻게 신뢰를 유지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수석부통령도 이날 "서방 국가들은 억압적 제재가 더 이상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을 잘 안다"며 "더는 우리나라 영토 내에서 이뤄지는 농축을 놓고 협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IAEA 이사회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하기 하루 전인 이달 12일 이란이 NPT상 핵사찰·검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결의를 채택했다. IAEA가 이란의 안전조치협정 의무 불이행을 결의한 것은 이란 핵위기가 고조했던 2005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란은 이 IAEA 결의 직후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습한 만큼 IAEA가 의도적으로 공격의 명분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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