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소유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클럽에서 메이저대회 디오픈을 다시 개최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R&A가 일단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R&A의 마크 다본 최고경영자(CE0)는 디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 기자회견에서 몇 달 전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등을 만나서 턴베리 골프클럽을 디오픈 개최지로 되돌리는 사안을 논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턴베리는 R&A가 디오픈을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이른바 '오픈 로타(rota)'에 포함되어 있다가 2009년을 끝으로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1기 때인 2015년에 이민자와 소수자, 그리고 유색 인종에게 잇따라 차별 발언을 하자 R&A는 "턴베리에서 대회를 열면 대회 초점이 정치적 논란으로 흐를 수 있다"며 턴베리를 '오픈 로타'에서 뺐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 뒤 외교 경로 등을 통해 턴베리를 '오픈 로타'에 다시 포함하라는 압력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고 트럼프 측 인사들이 R&A와 면담한 사실도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다본 CEO는 "턴베리에서 디오픈을 개최하지 못하는 것은 교통과 숙박 시설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턴베리를 '오픈 로타'에 복귀시키는 데 난색을 보였다.

다본 CEO는 "턴베리에 대한 우리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 턴베리를 사랑하지만, 풀어야 할 물류 문제가 있다"면서 "(올해 디오픈이 열리는 로열 포트러시) 세팅 규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턴베리 주변의 도로, 철도, 숙박 인프라에 대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디오픈만큼 큰 규모의 대회를 열려면 코스 주변 도시에 대회 관계자와 관객을 충분히 수용할 숙박 시설이 있어야 하고, 교통망도 충분해야 하는데 턴베리는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R&A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 이어 가장 많이 디오픈을 개최한 뮤어필드에서도 2013년 이후 디오픈을 열지 않았다. 이 역시 교통과 숙박 시설, 그리고 연습장이 큰 규모 대회를 열기에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리는 디오픈에는 28만8천명의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