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피해자, 공탁금 수령 안 해

(서울=연합뉴스) 축구선수 황의조씨가 4일(한국시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 2심 선고재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법원을 나서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9.4
불법 촬영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축구선수 황의조(33·알라니아스포르)가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조정래 진현지 안희길 부장판사)는 4일(한국시간)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황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반포 행위는 다른 사람에 의해 이뤄졌지만, 피고인의 촬영 행위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촬영물 내용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점에 비춰보면 피고인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부인하며 언론에 입장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정보 일부를 암시하는 내용을 언급했다"며 "민감한 형사사건에서 피해자를 배려하지 못한 행위로 불리한 양형 요소"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2명 가운데 황씨가 영상통화 중 몰래 녹화한 피해자에 대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피해자 신체 자체가 아니라 휴대전화에 수신된 신체 이미지에 해당해 신체를 직접 촬영한 행위로 볼 수 없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단했다.
황씨가 선고 전 피해자에게 공탁한 것과 관련해서는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피해자의 의사가 표명돼 형사공탁을 합의나 피해 회복에 준하는 양형 요소로는 볼 수 없다"면서도 "'기습 공탁'이었다고 볼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황씨 측으로부터 공탁금을 포함해 4억원의 합의금을 제시받았지만, 합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선고 후 입장문을 내고 "큰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넘치는 사랑을 받아 왔는데 제 잘못으로 인해 신뢰를 저버리고 큰 실망을 드렸다. 저를 아끼고 믿어주신 모든 분께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오직 축구에 전념하고 더욱 성숙해져서 축구팬 여러분과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측 대리인은 "2차 피해 부분이 양형 요소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피해자를 모르는 사람은 피해자가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주변 사람들은 누군지 알 수 있는 정보였다. 내 주변 사람들이 나인 걸 알게 됐는데 이건 2차 가해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기소 후에 자백과 반성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항소심 판결은 '어째서 법원이 이 지경이 됐나' 개탄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황씨는 2023년 6월 자신과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공유한 형수를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황씨의 불법 촬영 정황이 포착됐다.
수사 결과 황씨는 2022년 6∼9월 4차례에 걸쳐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하는 영상을 불법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고, 지난해 7월 기소됐다.
황씨의 형수 이모(34)씨는 지난해 9월 징역 3년이 확정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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