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O·전승절 이어 브릭스 정상회의까지 ‘反서방 세몰이’
▶ 글로벌사우스 결집 강조하며 美패권주의 비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8일 신흥경제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 정상 화상회의에서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관세 전쟁을 일으켜 국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 권위주의 국가 정상들을 불러 모아 반(反)서방 세몰이에 나선 데 이어, 브릭스 국가를 향해서도 미국에 맞서 뭉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화상으로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에 패권주의, 일방주의, 보호주의가 매우 만연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는 잇따라 무역 전쟁과 관세 전쟁을 일으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국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국가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각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사실상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 중요한 시기에 브릭스 국가들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최전선에서 다자주의와 다자 무역 체제를 수호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제안해 각국과 손을 맞잡고 행동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면서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는 지난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이 주권 평등, 국제 법치, 다자주의 등을 골자로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에 제시한 정책방향이다.
또한 유엔,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다자주의, 개방·상생, 단결·협력 등 3가지를 고수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그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 체계와 국제법 기반의 질서를 유지하며, 다자주의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면서 "경제 세계화는 막을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고, 각국 발전은 개방과 협력의 국제 환경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을 확고히 추진하고, 개방 속에서 기회를 나누고 상생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하고,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를 반대해야 한다"라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쇠를 두드리려면 자신이 단단해야 한다"면서 "브릭스 국가들이 긴밀히 협력할수록 외부 위험과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커지고, 방법이 많아지며,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고 역설했다.
브릭스는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이뤄진 다자 협력체다. 지난해 에티오피아,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아르헨티나 등이 가입하면서 세를 키우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에 집권 후 처음으로 불참했으나, 이번 정상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불러 모으며 '반서방 연대' 좌장의 입지를 과시했다.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냉전시대인 1959년 이후 66년 만이다.
전승절 기념연설을 통해 그는 세계가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틀 전인 1일에도 SCO 정상회의에서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면서 반미 결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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