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집권 뒤 첫 연설서 김정은 언급 없어…첫 임기 때는 4번 중 3번 北언급
▶ 2017년 “北 완전파괴”→2018·2019년 “북한과 대화” “北, 엄청난 잠재력”
▶ ‘북미대화 교착’ 2020년엔 ‘北언급 패스’…올해는 북미대화 가능성에 숙고 모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재집권 뒤 처음으로 나선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은 전혀 등장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때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으로 유엔 총회 연설을 했는데 그중 세 번은 북한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
취임 첫해인 2017년 유엔 데뷔전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고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며 고강도 발언을 쏟아내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로부터 1년 뒤인 2018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80도 달라진 대북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 사이에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1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북미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연설에서 "우리는 많은 나라의 지지 속에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의지를 밝혔다.
'하노이 노딜'(2019년 2월)의 곡절이 있긴 했지만 북미 대화가 계속 진행 중이던 2019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엄청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고 김 위원장에게 말해줬다는 사실을 상기한 뒤 "이런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 북한은 비핵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처음으로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5년 만(현장 연설 기준으로는 6년만)에 유엔총회 연설에 나선다는 점에서 북한이 언급될지 주목받았지만 1시간에 달하는 연설에서 북한은 거론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과 관련해 "세계 1위의 테러 지원국이 가장 위험한 무기(핵무기)를 갖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북핵 위협은 언급하지 않았다.
단순히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데 연설의 주안점을 둔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기에 일단 신중한 기조를 유지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뒤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특히 지난달 25일 백악관에서 가진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김정은과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가졌고 여전히 그렇다"며 올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회의에서 미국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면 북미 대화를 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 목표에 대한 양측 입장차가 여전히 감지되지만, 대화 재개를 두고 양측의 긍정적인 의사가 일단 확인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르면 오는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앙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나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초 방중이 그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경제 정책 성과를 설명하며 성공적인 무역 협상국의 사례로 한국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행정부는 영국, 유럽연합, 일본,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수많은 국가와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잇달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 합의 사항의 일부인 한국의 대미투자금 집행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제기되면서 양측간 후속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긴 하지만 일단 한국과의 합의를 자신의 '관세 정책'이 성과를 거둔 사례 중 하나로 표현한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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