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동량 줄고 중국발 공급 과잉
▶ SCFI 전주보다 14.3%나 폭락
▶ 1년9개월만에 1200선 밑돌아
▶ HMM 등 국내 해운업계 ‘비상’
글로벌 해운 운임이 미국발 관세 충격 등으로 10년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해운 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24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9일 기준 1198.21로 일주일 전보다 14.3%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11월 12일(-15.1%) 이후 약 9년 10개월 만에 기록한 최대 하락 폭이다. SCFI가 1200선 밑으로 떨어진 것 역시 2023년 12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SCFI와 함께 글로벌 시황을 반영하는 지표인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도 전주 대비 5.07포인트 하락한 1120.23을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운임은 올 들어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2분기 평균 SCF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4% 하락한 1645.4를 기록했다. 직전인 1분기와 비교했을 때도 6.6% 하락한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CCFI 역시 2분기 1162.4로 같은 기간 각각 19.2%, 13.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SCFI 지수는 2016년 이후 주간 단위로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며 “미주 서안이 31%, 동안이 23% 하락하는 등 미주 노선 운임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해운 불황이 들이닥쳤던 재작년보다는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추세와 속도를 고려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홍해 사태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간 물동량 증가로 해상 운임이 고공 행진했지만 올 들어서는 미국발 무역전쟁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와 중국발 컨테이너선 공급과잉 등으로 운임 하락 압박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미국이 다음 달 중순부터 중국산 선박에 부과하는 입항 수수료는 글로벌 물동량을 줄이고 운임을 끌어내리는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을 중심으로 한 해운 업계의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HMM의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250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2.8% 급감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분기 매출 역시 28.8% 감소한 2조 5257억 원, 순이익은 80.1% 줄어든 3454억 원으로 전망됐다. 팬오션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팬오션은 3분기 매출이 1조 3925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291억 원으로 0.7% 늘어나는 데 그치고 순이익은 936억 원으로 28.5%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서는 해운 운임 하락세가 일시적 조정에 그칠지, 장기 침체의 시작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운 운임 하락세가 지속되면 글로벌 해운사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운임 경쟁을 벌이는 이른바 ‘치킨 게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 둔화와 미국의 관세 영향에 의한 인플레이션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대폭 둔화하는 상황”이라며 “연초 선복량 대비 6% 이상의 신조선 인도까지 이뤄지면서 시황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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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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