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카구치, 주류 벗어난 ‘이단아’ 취급받다 2000년대부터 주목
▶ 브렁코, 뼈형성단백질 연구로도 두각… “노벨위 전화 스팸인줄”
▶ 램즈델, 2017년 다발성관절염 연구로 저명한 크라포르드상 받아

왼쪽부터 메리 E. 브렁코(64), 프레드 램즈델(65·이상 미국), 사카구치 시몬(坂口志文·74·일본)[로이터]
2025년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6일 발표된 사카구치 시몬(坂口志文·74·일본)과 메리 E. 브렁코(64), 프레드 램즈델(65·이상 미국)은 다년간 면역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소속 기관과 국적(2명 미국, 1명 일본)은 다르지만 상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후속 연구를 발전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인간 면역체계의 경비병 역할을 하는 '조절 T세포'의 비밀을 밝혀내 인류의 질병 극복에 기여했다.
사카구치가 1995년 자가면역질환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면역세포인 조절 T세포의 존재를 규명하자 2001년 브렁코와 램즈델은 그 세포를 제어하는 유전자인 FOXP3를 발견했다.
그로부터 2년 뒤에는 사카구치가 본인의 연구와 브렁코·램즈델의 연구를 연계해 FOXP3가 조절 T세포의 분화와 기능을 통제한다는 결정적 연결고리를 제시했다.
일본의 명문 오사카대 명예교수인 사카구치는 교토대 의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교토대 교수와 재생의과학연구소 소장을 거쳐 오사카대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사카구치의 연구 성과가 관절 류머티즘, 1형 당뇨병 등 자가 면역 질환의 치료법, 항암제 효과를 높이는 신약 등을 개발하는 데 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사카구치는 젊은 시절 열정적으로 논문을 발표했음에도 당시 주류 면역학과는 내용이 달라 '성과가 틀렸다'는 의심과 비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카구치 교수의 제자인 야마자키 사유리 나고야시립대 교수에 따르면 2000년대부터 사카구치 교수 연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카구치 교수의 또 다른 제자는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연구자의 본분은 지식의 탐구라고 강조하며 항상 높은 수준의 연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사카구치 교수 생애를 "학계의 주류에서 벗어나 고생을 경험하면서도 자신의 본분인 '지식의 탐구'를 관철해 왔다"고 평가했다.
공동수상자인 메리 E. 브렁코는 1991년 미 동부의 명문 프린스턴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주로 서부의 워싱턴주에서 활동하며 셀텍 R&D, 시애틀 시스템생물학연구소 등에서 재직했다.
2001년 FOXP3를 발견한 네이처제네틱스 논문의 공저자였을 뿐 아니라 뼈 형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스클레로스틴 관련 연구 성과를 담은 미국 인간유전학저널 논문(2001년)의 공저자로 주목받았다.
브렁코는 노벨위원회의 수상자 선정 통보 전화를 '무시'했을 정도로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는 "내 전화기가 울렸고 스웨덴에서 온 번호가 찍힌 것을 보고 '이건 그저 일종의 스팸 전화일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브렁코의 남편인 로스 콜쿤은 "내가 메리에게 수상 소식을 알렸을 때 그녀는 '터무니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한명의 공동수상자인 프레드 램즈델은 1983년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생물학 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한 뒤 1987년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면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포스닥(박사후연구자)으로 국립보건연구소에서 근무한 뒤 시애틀지역의 생명공학 회사 근무 경력을 거쳐 2016년부터 샌프란시스코의 '파커 암 면역치료연구소'의 연구 책임자로 재직해왔다.
그는 이미 다발성관절염 연구로 2017년 스웨덴 왕립 과학원이 주관하는 저명한 기초과학 상인 크라포르드상을 사카구치와 함께 수상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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