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중단·감축·폐기’의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한 가운데 그 구체적 개념과 실행 방안 등을 놓고 혼선이 정리되지 않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올 8월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할 당시에는 한반도 비핵화 방안의 1단계로 ‘핵·미사일 동결’이라고 설명했다가 9월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핵·미사일 개발 중단’으로 표현을 수정했다. 이에 대해 혼선이 일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동결(freezing)이든, 중단(stop)이든 모두 ‘검증’을 수반하는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국제적으로 비핵화 협상 로드맵은 당사국 사례마다 제각각이었지만 큰 틀에서는 ‘핵시설 셧다운(가동 중단 혹은 폐쇄)→핵시설·핵물질 봉인→당사국의 핵 목록 신고→핵시설 불능화·해체→폐기·반출’의 수순으로 추진됐다. 이 단계 중 동결·중단이 각각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놓고서는 자칫 협상 당사국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해당 용어는 엄밀한 과학적 표현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수사에 가깝기 때문이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과거 집필한 비핵화 관련 보고서에서 “(2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의 조지 W) 부시 정부는 ‘동결’이라는 용어에 대한 미국 내 반감을 고려해 2·13 합의에서 북한 내 핵시설의 ‘폐쇄(shut down)’라는 애매한 용어를 사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불능화(disablement)는 동결과 표현은 다르지만 실제적 이행에 있어서의 차이는 크지 않은 동결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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