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라마포사 대통령 주장 허위…입 함부로 놀려”
▶ 현·차기 의장국 갈등에 ‘G20 다자주의 시험대’ 지적도
▶ 英·인도총리 등 각국 대표 속속 입국…다양한 부대행사도 이어져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로이터]
미국이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불참 방침을 번복했다는 의장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주장이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올해 의장국 남아공과 내년 의장국 미국 사이의 긴장이 완화되기보다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논란은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미국이 입장을 바꿔 G20 정상회의 참석을 결정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샌튼에서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으로부터 정상회의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겠다는 입장 변화에 관한 통보를 받았다"며 "현재 이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막판에 통보받았다"며 이를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하고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도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남아공이 아프리카너스 백인을 학대하고 반미주의 의제를 내세운다며 사상 처음 G20 정상회의 보이콧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라마포사 대통령의 외교적 승리로 해석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바로 라마포사 대통령의 주장을 허위라고 일축하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남아공 주재 미국 대표가 현장에 가는 것은 단지 미국이 차기 G20 개최국임을 확인하고, 행사(남아공 G20)가 종료될 때 (의장직을) 인계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아공 대통령의 허위 주장처럼 공식 회담에 참여하기 위한 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한 뒤 라마포사 대통령이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다소 입을 함부로 놀리고 있다(running his mouth)"고 비난했다.
이를 감안할 때 라마포사 대통령의 주장은 자국 주재 미국 대사관 대표가 23일 G20 정상회의 종료 시 열리는 의장국 인수인계 행사에 참여한다는 미국 측 통보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현재와 차기 의장국이 날카로운 공방으로 깊은 분열을 드러내며 G20으로 대표되는 다자주의가 시험대에 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매체 뉴스24는 21일 남아공 대통령실이 의장국 인수인계 행사에 미국이 각료 대신 마크 딜라드 주남아공 대사대리를 파견하기로 한 결정을 불편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은 (의장국을) 일계 대사대리에게 인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쓰는 등 양측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는 양상이다.
올해 G20 정상회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처음으로 오는 22∼23일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구역의 엑스포센터에서 '연대·평등·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열린다.
미국은 남아공의 G20 우선순위는 미국의 정책 입장과 상충한다며 합의된 G20 입장을 전제로 한 어떤 정상회의 결과문서도 미국의 동의 없이 채택하는 것에 반대한다. 미국의 합의 부재를 반영한 의장 성명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남아공 정부는 정상회의 폐막 전후로 개발도상국의 부채 경감과 글로벌 불평등 해소를 위한 약속 등을 담은 '요하네스버그 정상 선언'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G20 정상회의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각국 대표단이 미국의 의견을 담지 않은 정상 선언 초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G20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이날 남아공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각국 정상과 대표가 속속 입국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42개국 정부 수반과 고위 외교관, 유엔·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한다.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순방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오후 늦게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한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오후 요하네스버그에서 라마포사 대통령과 함께 국제 민관협력체인 글로벌펀드(The Global Fund)의 제8차 재정공약 정상회의를 주최했다. 전날 남아공·EU 특별정상회의에 이어 이날 아프리카 국가원수 회의가 열리는 등 G20을 계기로 한 다양한 고위급 부대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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