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 보도…”신당 창당 계획 철회 촉구하고 아이작먼 재지명 노력”
▶ “실리콘밸리 회의론 깊어 밴스-머스크 유대는 정치적 위험 수반”
한때 맹비난을 주고받으며 관계 파국을 맞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화해한 데는 공화당의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JD 밴스 부통령의 역할이 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때부터 돈독해지며 끈끈한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머스크는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 막대한 정치자금을 공급하며 '트럼프의 퍼스트 버디'로 불릴 정도였다.
대선 승리 후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리를 맡겼다.
머스크는 연방정부 공무원 해고와 예산 삭감의 '칼날'을 거침없이 휘둘렸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 다수와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둘 사이가 결정적으로 갈라진 계기는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감세 법안이었다.
머스크는 이 법안을 공개 비난하는 동시에 제3의 신당 창당 구상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과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친분을 언급하기까지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머스크를 "대단한 마약 중독자"라고 지칭하는 등 공개 비난했고, 머스크 측근인 재러드 아이작먼의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는 등 두 사람의 사이는 '돌아오지 않을 다리'를 건넌 것처럼 완전한 파국을 맞은 듯 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화해 중재에 나선 이는 밴스 부통령이었다.
WP는 "머스크는 예측불가능하지만 동시에 어마어마한 동맹이기도 하다. 거의 무제한의 자원과 독보적 디지털 영향력을 보유한 머스크는 트럼프 퇴임 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로, 트럼프 핵심 지지 세력을 칭함) 운동의 강력한 자산이 될 수 있다"며 공화당의 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밴스가 이런 머스크로부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머스크의 신당이 내년 중간선거를 포함한 향후 공화당의 정치 행보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한 밴스 부통령은 머스크와 직접 접촉했을 뿐 아니라 그의 측근들에게도 전화를 돌리면서 신당 창당 계획 철회를 종용하도록 촉구했다.
또한 밴스 부통령은 아이작먼의 NASA 국장 재지명을 위해 연방 상원 상무위원회 의원들과 접촉해 지지를 확보하고 신속한 인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데이비드 삭스 인공지능(AI) 차르(최고 책임자) 등 백악관 고위직도 물밑에서 도움을 줬다.
백악관은 아이작먼의 NASA 국장 임명을 반대했던 세르지오 고르 백악관 인사국장을 주인도 대사로 지명하기도 했다.
물론 머스크의 측근들이 신당 창당에 소극적이었던 데다 지난 9월 보수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암살당한 뒤 머스크가 공화당 인사들과 교류를 넓히고 내년 중간선거를 위해 정치권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결국 밴스 부통령의 몇 달간의 화해 중재 노력은 지난달 성공을 거뒀다. 머스크가 백악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환영 만찬에 참석, 트럼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면서 갈등 국면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머스크가 공화당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했고,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우호적 관계를 되찾았지만, 양측에서는 이 '휴전'이 불안정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화해 중재자로 나선 밴스 부통령에게도 머스크와의 깊은 관계가 오히려 정치적으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WP는 "2021년 상원의원 선거운동 때부터 억만장자와의 친분으로 비판받아온 밴스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수도 있다"며 "많은 미국인 사이에서 실리콘밸리에 대한 회의론이 많고 심지어 그것이 마가 내부에서도 깊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머스크와의 유대는 정치적 위험을 수반한다"고 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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