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애나코테스에 살던 전직 대학 교수가 사후에 남긴 한 장의 엽서가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엽서에는 단정한 글씨체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나는 죽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정말 좋았습니다”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엽서를 받은 이는 애틀랜타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제이슨 스네이프(56). 발신인은 1980년대 뉴욕주립대 버펄로 캠퍼스에서 그를 가르쳤던 디자인 교수 돈 글릭먼이었다. 스네이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라 처음엔 충격이었지만, 곧 크게 웃었다”며 “그 문장 하나에 그의 성격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엽서는 글릭먼 교수가 생전 딸에게 부탁해 준비한 ‘사후 인사’였다. 지난해 11월 94세로 세상을 떠난 그는 자신이 아끼던 제자와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내 달라고 했다. 지금까지 약 110장이 발송됐다.
말기 심부전으로 자택 호스피스 치료를 받던 그는 장례식도 원하지 않았다. 대신 마지막까지 ‘디자인답게’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 엽서에는 생전 즐겨 쓰던 자신의 스케치 초상과 직접 고른 사진, 문구가 담겼다. 딸 리아 글릭먼은 “아버지는 죽음을 피하지 않았다”며 “끝까지 호기심 많고 솔직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글릭먼 교수는 젊은 시절 세계적인 건축가 버크민스터 풀러와 함께 일했고, 이후 위스콘신대 밀워키 캠퍼스와 뉴욕주립대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딸은 “아버지에게 디자인은 건물뿐 아니라 우리가 앉는 의자, 책상 위 배치까지 삶 전체였다”고 회상했다.
제자 스네이프는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생일 메일을 보내고, 내 작업을 기억해줬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교수란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엽서를 자신의 스케치북 위에 올려 촬영해 SNS에 올렸고, 해당 게시물은 온라인에서 150만 회 이상 조회되며 확산됐다.
리아 글릭먼은 “아버지는 주목받는 걸 원하지 않았지만, 이 반응을 봤다면 분명 좋아했을 것”이라며 “이 엽서가 죽음을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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