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율 하락에 정책 후퇴 조짐
▶ 일부품목 ‘최대 50% 관세’ 면제 등
▶ 중간선거 앞두고 성난 민심 달래기
▶ 미의회 “70%가 소비자 부담” 지적
▶ 공화당 내부 이탈표 속출도 부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돌아서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정책이었던 관세 부과에서 물러서는 기미다. 고물가의 원인으로 관세가 지목되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흔들리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최대 50%에 달하는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일부 품목을 관세 대상에서 면제하고 관세 대상 확대도 중단하는 방식이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무역 관료들은 관세가 캔음료수 같은 일상용품의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부과 항목도 615개에서 1022개로 확대했다.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이동식 크레인 같은 산업 장비부터 세탁기와 오븐, 유아 용품 같은 생활용품까지 관세 부과 대상에 대거 포함시켰다.
하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높은 물가에 대한 여론의 압박을 트럼프도 외면하기 힘들어졌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2%가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경제를 악화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47%로 정점을 찍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는 12월 37%까지 떨어진 상태다.
캐나다 등 일부 국가의 강경한 태도에 공화당 내부의 이탈이 가속화한 점도 트럼프로서는 골칫거리다. 미 하원에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근거로 부과한 캐나다산 수입품 관세를 철회하는 결의안을 가결할 때 공화당 소속 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실제 캐나다에 부과한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파장은 컸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관세가 미국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속속 나오고 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의 약 95%를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부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11일 의회예산국(CBO)이 발표한 보고서의 방향과 일치한다.
CBO는 “외국 수출 업체는 관세 비용의 5%만을 흡수했다”며 “단기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이윤을 줄여 수입 가격 인상의 30%를 흡수할 것이고 나머지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역적자를 줄여 국부를 늘리겠다는 트럼프의 말과 달리 일단은 미국 기업의 수입 비용을 높여 물가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미국인들의 불만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일부 관세를 슬그머니 철회하고 있다. 11월 커피와 소고기·주스 등 200여 개 식료품의 상호관세를 면제했으며 같은 달 브라질산 식료품에 대한 40% 추가 관세를 철회했다.
12월에는 소파와 가구 관세를 1년 유예했고 올해 1월 1일에도 이탈리아 파스타에 매기기로 한 92%에 달하는 반덤핑관세를 10% 내외로 인하했다. 미 정부가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로 하여금 고객인 미국 빅테크에 무관세 혜택을 할당하게 한 것도 같은 목적의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한편 일부 국가를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협상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12일 USTR은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를 20%에서 15%로 인하하고 대만은 대미 관세를 99% 해소하는 무역협정을 최종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대만은 2029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 및 원유(444억달러), 항공기·엔진(152억달러), 전력망·발전기·철강 장비(252억달러)를 구매하는 등 총 840억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면제 검토에도 불구하고 특정 상품에 대한 보다 집중적인 국가 안보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표적이 될 경우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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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박윤선·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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