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판세가 심상치 않다. 당초 민주당 유력 주자로 꼽히던 에릭 스왈웰 후보의 사퇴는 선거 구도를 단숨에흔들어 놓았다. 초반에 형성됐던 민주당 내부의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스왈웰 후보의 이탈 이후 하비에르 베세라 후보가 지지율 상승세를 타며 선두권으로 올라섰고, 톰 스타이어 후보도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베티 이 후보가 사퇴하며 스타이어 후보를 공개 지지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단순한 지지 선언을 넘어 분산돼 있던 민주당 표심을 한쪽으로 모으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 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당 전체에는 더 큰 리스크가 생기고 있다. 바로 캘리포니아 특유의 ‘정글 프라이머리’ 제도 때문이다.
이 제도는 단순한 선거 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캘리포니아 정치 지형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과거에는 정당별로 예비선거를치르는 전통적인 구조였지만, 무당파 유권자가 늘고 정치 양극화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보다 개방적인 제도를 요구하는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1990년대 후반에는 모든 유권자가 정당 구분 없이 투표할 수 있는 ‘블랭킷 프라이머리’가 도입되기도했지만, 정당 권한 침해 논란 끝에 연방 대법원 판결로 폐지됐다.
이후 논의 끝에 2010년 주민발의안을 통해 지금의 ‘정글 프라이머리’가 자리 잡았다. 모든 후보가 하나의 투표용지에서 경쟁하고, 정당과 관계없이 득표 상위 2명만이 11월 본선에 진출하는 구조다. 보다 중도적이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제도가 현실 정치에서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처럼 한 정당에서 많은 후보가 출마할 경우표가 분산되면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은 후보 난립으로 표가 나뉘는 반면, 공화당은 상대적으로 결집된 지지층을 바탕으로 두 명의 후보가 동시에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악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한 명도 본선에오르지 못하는 상황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만약 공화당 후보 두 명이 모두 본선에 진출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 지도부는 캘리포니아 주의회 3분의2 다수 구조를 활용해 주지사의 권한을 견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행정부와 입법부 간 힘의 균형이또 다른 정치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단순한 가정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 캘리포니아 선거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고, ‘정글 프라이머리’는전략적 투표와 후보 단일화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드러내 왔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도 비교적 분명하다. 베세라 후보가 상승세를 굳힐 수 있을지, 스타이어 후보가 베티 이 후보의 지지를발판으로 얼마나 빠르게 외연을 확장할지다. 동시에 민주당 내부에서 전략적 조정이나 사실상의 단일화 움직임이 나타날지도주목할 필요가 있다.
캘리포니아는 여전히 민주당이 강세인 주다. 그러나 선거 제도가 만들어내는 변수 앞에서는 결과를 단정하기 어렵다. 이번 주지사 선거는 정당 대결을 넘어 전략과 계산이 맞물린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민주당은 내부 경쟁을 넘어서 본선 진출 티켓을 지켜낼 수 있을까, 아니면 제도의 틀 속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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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강 전 한인민주당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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