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초가을 뉴욕 저녁 예술의 메카라고도 할 수 있는 링컨센터 에버리 피셔 홀에 울려 퍼진 ‘아리랑’은 아름다웠다.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뉴욕협의회 주최로 이날 열린 남북 통일 기원 대음악회에서 연주된 곡들중 ‘아리랑’이 아름다웠던 이유는 우리의 귀에 가장 익숙했기 때문이다.
이날 음악회의 주 목적은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자’는 것이었다. 하나가 되자는 이유로 준비된 행사였기 때문에 주최측인 뉴욕 평통은 대북 교류 단체인 재미동포 전국연합회와 손잡고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 주최측의 행사 취지는 높게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이 같은 뜻깊은 취지에 따른 연출의 부족함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고교시절 때 잠시 오케스트라에 몸담은바 있는 기자는 클래식 음악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상황에 따라 맞지 않는 음악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차르트’와 ‘남북통일’은 어울리는 커플이 아니다. ‘아리랑’을 들으며, 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르며 우리들의 마음이 뭉클했던 이유는 우리 한민족만이 느낄 수 있는 혼(Soul)을 잘 아는 사람들에 의해 작사, 작곡된 음악이기 때문이다.
이날 연주한 아메리칸 로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고용한 것도 그렇다. 대부분 미국인들로 구성된 이들 단원들이 과연 ‘아리랑’을 연주하면서 한민족 가슴에 끓어오르는 감격을 느낄 수 있었을까? 오케스트라 여성 단원중 일부는 무대위에 자신의 핸드백을 갖고 나오는 매너에 어긋나는 행위를 보여주기도 했다. 남북통일의 의미를 아는 한인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나왔더라면 더욱더 우리의 혼이 담긴 음악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년전 카네기 홀에서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던 가수 인순이의 열정적인 공연이 문득 생각난다. ‘통일’은 하나가 되자는 말이 아닌가?
5일 음악회의 취지는 ‘수’(수퍼)라는 성적을 주고싶다. 하지만 연출면에 있어서는 ‘가’(가식)라는 성적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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