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주 호수 미화시키려 수입한 백조가 오히려 망쳐
거울같이 맑은 호수가에 자리잡은 으리으리한 저택에 이사하며 사람들은 경관을 더욱 낭만스럽고 고급스럽게 하기 위해 영국에서 백조를 수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오늘날 매릴랜드 주민들은 눈처럼 하얀 깃털로 덜쳐 보기에는 그럴 수 없이 우아한 이 백조들의 행동이 우아와는 거리가 먼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폭풍우로 첫 5마리가 풀려나 제멋대로 번식하기 시작한 이후 체사피크만의 물새중에서는 최대 숫자를 자랑하게 된 이놈들은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물론 다른 새 둥지들을 밟아 뭉개는가하면 토착종을 내모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요즘은 하루에 몇에이커에 걸친 물속의 수초들은 먹어치우는 식욕으로 인해 환경보호주의자들의 눈총까지 받고 있다.
결국 커뮤니티 및 환경보호단체들은 주정부 관계자들에게 벙어리 백조들이 호수속 다양한 생물들의 먹이이자 서식지인 연약한 수초들을 마구잡이로 파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하면 죽이기라도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런 조처가 가장 시급한 곳이 바로 매릴랜드다. 주법상 대서양연안 주중에서는 유일하게 토착종 백조나 수입종인 벙어리 백조를 가리지 않고 사냥이 금지되어 있는 까닭에 벙어리 백조 숫자가 너무 늘었기 때문이다. 1986년이 이 지역 새중 5%를 차지하던 것이 1999년에는 31%로 4000마리가 넘는다.
게다가 이 백조들이 요즘 자리를 잡는 곳이 바로, 1930년대이후 60만에이커에 이르는 만 주위의 90%가 오염과 침전 및 기타 위협에 시달리다 최근에야 겨우 회복되기 시작한 풀밭 근처인 것도 문제인데 이 지역 최대의 환경보호단체인 체사피크만재단의 매릴랜드지부 사무총장인 테레사 피어르노에 따르면 벙어리 백조들은 아주 많은 수초들을 완전히 파괴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지난 수년간 벙어리 백조의 알을 마구 흔들거나 껍질에 식용유를 발라서 부화하지 못하도록 해왔지만 그보다 더한 조처를 취해야만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생물학자와 자연보호주의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벙어리 백조들에게만 치명적인 방법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피어노는 주자연국장에게 보내는 서한에 쓰고 있다.
벙어리 백조들은 철새는 아니지만 봄과 여름에는 내륙의 담수에서 살고 가을이면 바닷가로 이동한다. 이들은 일년 내내 물속의 수초들을 먹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들인 툰드라 백조나 검은 오리의 식량원을 고갈시켜 버린다. 이놈들은 풀들이 아직 새싹일 때, 또 씨앗인 상태일 때 마구 먹어치우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수초들은 자꾸 없어지게만 한다.
그러나 번식률은 아주 강해 야생동물 보호론자들도 그 문제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지금 몇천마리가 끼치는 폐해가 이 정도인데 앞으로 3~4만마리로 불어나면 삽시간에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점"이라고 블랙워터동부해안야생동물구제협회 매니저 글렌 캐로원은 불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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