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늘어지는 대선의 끝은 어디인가. 그리고 그 끝에는 무엇이 예비되어 있는 것일까.
투표는 1주일 전에 끝났어도 미합중국의 43대 대통령 당선자가 누구인지는 "신만이 아는 비밀"이라는 우스갯소리는 그저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아무리 사방팔방을 두리번거려도 플로리다 검표사태의 끝과 그 끝에 서있을 승자를 점치기 힘들다.
14일 나온 법원의 판결은 ‘천기’를 헤아릴 단서를 기대했던 미국인들을 또다시 혼란속으로 빠뜨렸다. 리온카운티 순회법원의 테리 루이스 판사는 "14일 오후 5시(이하 동부시간)까지 각 카운티의 집계결과를 총무부에 제출해 인증을 받으라"는 골수공화당원 캐더린 해리스 플로리다총무장관의 강권발동에 OK사인을 낸후 "그러나 시한을 넘긴 표들에 대해서도 건전한 분별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시한을 넘긴 집계결과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전적으로 해리스 장관의 결정에 달린 일이지만 "자의적인 판단을 해서는 안되며 건전한 분별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조건절 때문에 그녀의 판단에 대해 고어측은 얼마든지 법적시비를 걸수 있다.
해리스 장관이 고어에게 유리한 수검결과를 시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내친다면 민주당은 곧바로 긴급소송원을 제출할게 뻔하고 그렇게 되면 대선당선자 실종사태는 연장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일단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상황을 보아가며 루이스 판사의 판결에 불복, 곧바로 항소하든지 아니면 해리스장관의 태도를 보아가며 법정대응을 취하겠다는 자세다.
고어의 대리인격인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이 루이스 판사의 결정을 민주당측에 유리한 내용으로 읽은 것도 "건전한 분별력"이라는 단서속에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대선결과를 놓고 법정싸움에 나설수 있는 실마리가 숨어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성향의 카운티 선관위들이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키로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민주당이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를 요청한 4개 카운티 가운데 볼로시아와 팜비치는 해리스 장관이 정한 시한을 넘기더라도 강행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다만 가능한한 정치적 부담을 상대진영에 떠넘긴다는 민주당의 전체 전략에 따라 팜비치 카운티선관위는 판독기에 의한 1차 재검표결과를 5시이전까지 통고한후 15일부터 수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6일후 팜비치카운티의 수작업 결과 후보들의 당락에 영향을 줄만한 결과가 나왔음에도 해리스가 수용을 거부한다면 "분별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이 뒤따르게 되고, 상황은 또다시 혼돈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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