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경내 바깥쪽의 주변 경계지역에서 7일 오전 총기를 휘두르던 40대 백인남성이 무릎에 총상을 입은 채 경호실 요원들에 의해 체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총격사건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공관내 체육관에서 운동 중이었으나 위험스런 상황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으며 역시 백악관에서 집무 중이던 체니 부통령도 아무런 위험을 겪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범인의 신원은 인디애나주 에빈스빌의 회계사 로버트 피켓(47)으로 확인됐으나 범행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워싱턴 치안당국은 "이번 사건은 피켓의 단독범행이었다"고 밝히고 신원조회 결과 그에게는 전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현지의 치안 관계자들은 80년대 중반 국세청에서 해고된 것으로 알려진 피켓이 경찰의 총격을 유도해 자살을 시도하려 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건발생 직후 경호실과 공원경찰은 백악관 주변을 겹겹이 둘러쌌으며 주변의 몇 개 블럭을 봉쇄한 채 헬기까지 동원, 대대적인 범인 수색작업을 펼쳤다.
이날 사건은 오전 11시22분께 백악관 남쪽 울타리 바깥에서 발생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사건경위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오늘 오전 11시30분, 총소리를 들은 경호실 요원들이 현장으로 달려가 범인을 포위했으며 약 10분간 대치 끝에 범인이 신병을 확보했다"고 전하고 "체포 당시 범인은 경호실 정복요원이 쏜 총에 맞아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친척들을 데리고 백악관 관광에 나섰다가 현장을 목격한 조숙(버지니아주 센터빌 거주)씨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차안에서 처음 총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타이어가 터진 줄 알았다"며 밖으로 나가보니 "20피트쯤 떨어진 거리에 한 남자가 백악관 철책 사이로 손을 들이민 자세로 서있었다"고 말했다.
화약냄새와 연기를 보고 그가 총을 쏘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조씨는 곧바로 두 번째 총성이 울렸고 총을 빼든 치안담당자들이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외치며 사방에서 범인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범인을 둘러싼 경찰이 "문제가 있다면 대화로 해결하자"고 설득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조씨는 범인과의 대치극이 벌어지는 동안 비밀경호원의 안내로 길 건너편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피켓을 체포한 경찰은 사건현장 주변과 백악관 경내 수색, 5연발 38구경 권총 한자루와 수개의 탄피를 수거했다.
한편 범인이 입원중인 조지아병원의 요란다 헤이우드 박사는 피켓의 오른쪽 무릎에 박힌 탄환제거 수술에 들어갈 것이며 곧 정신감정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외곽에서의 총기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5년 5월 장전되지 않은 권총을 들고 백악관 철책을 넘으려던 남성이 경호요원들의 총격을 받았고 94년에는 또 다른 남성이 코트 속에 숨겨둔 라이플로 백악관을 향해 총탄세례를 퍼부었다. 94년에는 경비행기가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추락, 조종사가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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