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호들 부시의 상속세 폐지안 반대운동 전개
▶ "가진자 세금감면 저소득층 부담으로 돌아가"
미국의 부호들은 동경과 선망, 그리고 존경의 대상이다. ‘가진 자’를 대하는 미국과 한국의민사이의 감정적 반응차를 설명하는 낱말중에는 이미 오래전에 영어어휘로 편입된 프랑스어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도 포함된다. ‘귀한 자의 도덕적 책임’을 뜻하는 단어다.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에게 요구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수용여부에 따라 힘있는 자들의 행동은 귀해지거나 천해지고, 그에 따라 민초들의 반응도 달라지게 된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 억만장자 120여명이 상속세 폐지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몇조원이나 되는 재산을 자식에게 증여하면서도 각종 편법을 동원, 세금은 불과 10여억원을 내 비난과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의 재벌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모습이다.
서명운동에 참여한 인사들중에는 세계 최대의 갑부 빌 게이츠의 아버지로 아들이 세운 자선단체 ‘빌과 멜린다 재단’을 이끌고 있는 윌리엄 H. 게이츠 시니어와 포브스지에 의해 세계 4위의 거부로 공인받은 투자가 워렌 버펫, 그의 맞수인 조지 소로스, 록펠러가문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데이비드 록펠러와 스티븐 록펠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감세안에 포함시킨 상속세폐지조항을 연방의회가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상속세폐지의 최대수혜자들이 대통령이 차려준 밥상을 거부하고 나선 셈이다.
이들의 주장은 명쾌하다. 서명운동을 주도중인 게이츠 1세는 "상속세폐지로 인한 세수결손을 채우려면 저소득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중산층이하의 납세자들에게 당장 영향이 돌아가는 부분에서 세금을 인상해야 한다"며 "이는 번 만큼 내야 한다"는 조세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소로스는 상속세를 폐지할 경우 향후 10년간 2,360억달러의 세수가 떨어져 나가게 된다면서 상속세를 종전처럼 거두어들인후 소셜시큐리티기금보강, 메디케어와 환경 보호등 꼭 필요한 부분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상속세를 폐지하면 공공 자선단체들이 골병 들 것이라는 이유를 앞세워 반대의사를 밝힌 거부들도 적지않다.
아그네스 건드와 데이비드 록펠러등은 "자선단체들이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과세액을 줄이려 거액의 기부금을 내는 부호들이 적지않기 때문"이라며 상속세를 폐지하면 이들이 굳이 재산규모를 줄여야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자선단체로 들어가는 기부금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상속세를 폐지하는 대신 개혁하라"는 논리를 펼쳤다. 가진 자들에게는 높은 상속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되 농장이나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 상속건의 경우는 세율을 하향조해야 한다는 것.
현재 진행중인 거부들의 상속세폐지 반대운동은 미국의 부호들이 왜 존경을 받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예이자 한국의 재벌들이 명예회복을 위해 갖추어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짚어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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