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신록이 짙어 가는 푸른 5월,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설레임과 싱그러움이 교차하는 희망의 달이기도 하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다 잘되어 간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모든 것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기에 5월의 소중함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
우리는 또 다시 자녀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은혜를 입은 부모, 스승의 고마움을 되새겨 보는 사랑과 감사의 계절인 5월을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모에 대한 효성은 서양보다는 한인들이 더욱 돈독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부모에 대한 효성을 모든 행동의 근본으로 삼았고, 부모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내어야만 했다.
까마귀는 부화한지 60일간은 어미가 먹여 살리지만 그 뒤 크면 새끼가 어미를 먹여 살린다고 한다. 이처럼 까마귀의 되 먹이는 습성에서 반포(反:돌이킬 반 哺:먹일 포)라는 말이 나왔으며 이는 ‘지극한 효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반포지효(反哺之孝)란 바로 어미에게 되 먹이는 까마귀의 효심으로 ‘지극한 효심’을 상징하는 말이다.
효도하는 방법은 많지만 옛 사람들의 효심은 혼정신성(昏定晨省)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혼정신성이란 저녁에는 잠자리가 어떤지 직접 손을 넣어 확인해 보고 아침이 되면 간밤에 잘 주무셨는지 여쭌 다음 부모의 안색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등 아침, 저녁으로 부모의 안부를 살피고 또 살핀다는 것.
옛 사람들의 지극한 효심을 상징하는 말로는 할고료친(割股遼親)과 상분지도(嘗糞之徒) 등이 있다.
할고료친은 우리 나라 민간 전설에 나오는 효자가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허벅지 살을 도려내어 바쳤다는 이야기처럼 허벅지를 잘라 부모를 치료한다는 뜻이다. 상분지도는 아버지의 병세를 알기 위해 변을 찍어 맛본다는 효행의 극치를 상징한다.
몇 년 전 한국에서 미국 유학을 갔다온 자식이 부모를 처참하게 죽였다 하여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던진 패륜아 사건이 있었다. 얼마 전 LA에서도 돈 때문에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물질만능의 풍조로 결국 부모를 죽이는 패륜의 극치가 아니던가.
한인사회에서도 부모를 죽이는 패륜적 행위는 아니지만 부모를 가볍게 여기는 경시풍조 현상은 별로 달갑지 않은 모습이다.
며칠 전 한 독자로부터 제보 전화가 왔다. 퀸즈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40대 중반의 주부라고만 밝힌 그는 ‘옆집에 살고 있는 한인 할머니가 며느리와 자식들에 너무 심하게 맞고 산다. 주민들이 몇 번씩이나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치지 않는 패륜적 행태를 알리기 위해 전화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뉴저지에 살고 있는 딸이 노모를 모셔간 뒤였고, 당사자들은 폭행사실을 부인할 뿐이었다.
가정상담 관계자들에 의하면 자녀들의 부모폭행 사례는 날이 가면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 자녀들의 눈치를 피해 독립하는 한인노인들은 그나마 다행이고 경제적 여유가 없어 가정을 두고도 거리를 배회하는 한인노인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고 한다.
한인노인들이 자식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하는 현실이라면 그 삶은 너무 비참한 것이 아닐까?
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 모든 괴로움을 무릅쓰고 길러 주고 또 항상 걱정을 한다. 그러나 자식들은 이러한 부모들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돌아가신 뒤에 후회를 하곤 한다.
효도가 별 것이 있겠는가? 부모가 살아 계실 때 걱정 끼치지 말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고 우리가 해야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효도일 것이다.
“어버이 살아 계실 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나 간 후면 애달프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 뿐인가 하노라.” 정철의 시조 구절 구절이 새삼 떠오른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둔 오늘부터라도 1년 365일 매일 매일을 부모의 큰 은혜를 느끼고 감사하는 뜻 깊은 날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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