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서 분위기가 싹 바뀌었어요. 지난 연말만 해도 설마 취직이 안될까 싶었는데 봄이 되면서 고용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어요”
UCLA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여학생 S는 졸업이 이번 주말인데 ‘졸업을 할것인가 말것인가’로 고민 중이다. 완전히 학교를 떠난 상태보다는 파트타임으로라도 학교에 적을 두는 것이 구직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가을 신규채용때 서류심사와 1차 인터뷰는 한두군데 통과했지만 최종 합격을 못했어요. 그래도 봄에 기회가 있으려니 하고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는데 상황이 갑자기 바뀐 것이에요”
미국 대기업들의 신규채용 시즌은 가을. 동부는 대개 9월, 서부는 10월부터 각 대학 캠퍼스에서 대대적 직원모집 행사가 개최된다. 대학·대학원 졸업반 학생들에게 그래서 가을은 스트레스의 계절이다. 학교 수업 받는 한편으로 수없이 이력서를 보내고 수없이 면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마다 서너차례씩 계속되는 면접을 모두 통과, 연말에 고용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나면 느긋한 마음으로 마지막 학기를 맞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운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는 않는 법. 강의실만 오가고 교내활동에 참가하지 않은 학생들은 신규채용 행사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가을이 지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이 취업의 기회로 삼는 것이 4-5월 채용행사인데 경제가 나빠지자 기업들이 줄줄이 채용계획을 취소해버렸다.
S양은 일단 졸업식에는 참석하지만 가을 학기에 두 과목 정도를 이수하며 졸업생이 아닌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계획이다. 그래도 문제는 있다. 경기 둔화로 기업들이 속속 고용계약을 취소하는 상황이고 보면 과연 올가을에 신규채용이 있을지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UC 버클리의 K양은 지난 연말 시스코 시스템스에 채용돼 걱정없이 봄학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경기가 나빠서 부득이 고용계약을 취소해야 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시스코, 인텔, 델컴퓨터등 기업들은 연말에 채용했던 졸업예정자들에게 2-3개월의 월급을 위로금으로 주고는 ‘고용’을 없었던 일로 돌리는 실정이다.
그에 비하면 UCLA의 J양은 가장 사정이 나은 편. 지난 연말 고용계약을 한 기업이 “아무리 어려워도 감원이나 고용계약 취소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가 풀리는 것을 봐서 신입사원 근무시작 일정을 잡겠다고 하니 그것이 한달후가 될지 반년 후가 될지 막막하기만 하다.
“백화점같이 부담없는 직장에 들어가서 몇달 지낼 생각이에요. 참 심란한 졸업시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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