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북쪽의 답방을 독촉하는 일은 관례에 어긋나고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답방은 저쪽에서 예의로 하는 것으로 안다. 따라서 올 사람이 "가도 방해가 안 되겠어요"라고 묻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이쪽이 취할 태도라고 본다.
정주영씨의 장례 때에 북쪽 정부의 사절단이 가까운 거리를 비행기를 타고 온 것을 보고 놀랐다.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사람이 많은데 자동차를 타고 오는 것이 정회장의 뜻을 받드는 길이었을 것이다.
정상의 나들이는 국내에서도 극히 신중히 해야 될 것이다. 대통령은 직접 국민을 일일이 만나 악수로 통치하려는 것보다 각료들에게 일을 분담하여 시키도록 해야 될 것이다. 자주 나들이를 하려면 경호문제도 있고 또 바쁜 국민들의 직무 수행을 방해하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될 것이다.
대중매체의 보도를 보면 김대통령은 하급관리들을 자주 초청하여 연설하기를 좋아한다. 그들이 맡은 자리를 비운 동안에 생기는 일의 손실을 고려해야 될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전화나 공문이나 컴퓨터로 일을 보고, 국민을 만나는 것은 극히 중요한 사안에만 국한해서 TV 화면을 통하여 호소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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