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미술 전시가 있어서 간 일이 있었다. 몇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대부분의 작품들은 풍경이나 사실적인 작품이어서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어떤 작가의 추상화를 두번 세번 돌아보면서 도대체 이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파악해 보려고 애써 보았다. 내가 느낀 것이 과연 작가가 전달하려는 것인지,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작가의 의도는 어쨌건 각자 모두 자기 나름대로 느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렇게 추상적인 것은 사람을 당황케 하고 혼동을 느끼게 하는구나 싶었다.
그 다음 방에 갔더니 이것은 사진 작가였는데 벌써 월드 트레이드센터의 쌍둥이 빌딩이 폭파되고 붕괴 직전에 불에 타고 있는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것을 보는 순간에 나는 한 생각이 머리에 스쳐갔다. 이번 이 참사도 이 추상적인 이념으로 살생을 했고, 또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이 얼마나 이 추상적인 것에 꽉 채워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예술, 종교, 문화, 윤리, 도덕, 사랑 등등 사람들이 열심히 추구하고 생계로 삼고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것이 바로 모두 이런 추상적인 것들을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충이다. 왜냐하면 짐승류는 이런 추상하는 능력이 없으며 이념, 정의, 체면, 자존심, 사랑이나 하느님을 위해서 싸우지 않기 때문이다.
추상이란 구체적인 현실이나 사물에서 떠난 생각이나 표현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 각기 제 나름대로의 이해와 해석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이란 모두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이해와 해석에 차이가 있어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혼동을 피하기 위해 인간 추상능력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종교나 윤리, 도덕에는 구체적인 계율이라는 것을 만들어 그 해석과 이해에 차이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법률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수 없는 데에 있다. 이 때문에 인간사회에는 견해 차이와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좋은 척도가 없는데다 정신분열증이나 성격 노이로제를 가진 사람들이 자기 해석이나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하는 고집에서 전쟁이나 테러 사건등이 터지는 것이다.
이런 추상적인 생각의 옳고 그름을 재는 가장 좋은 척도는,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상식(common sence)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이론을 가지고 이런 것을 재 보려면 오히려 더 추상적이 되어 혼란과 분쟁만 증가시킬 것이다. 만일 상식에 의존한다면 성모마리아상이라고 한 흑인여인을 그리고서 거기에 코끼리 똥을 뿌려놓고 그것을 예술작품이라고 내놓는 그런 몰상식한 일도 없었을 것이고 그것을 예술이라고 두둔하는 상식없는 짓도 없었을 것이다.
또 그리고 미국사람을 되도록 많이 죽이고 미국의 재산을 되도록 많이 때려 부수는 것이 종교적 성전(Jihad)이라는 상식에 벗어난 말도 없었을 것이며 또 그런 몰상식한 말에 세뇌되어 자기의 생명을 희생하면서 수천명의 목숨을 말살하는 그런 몰상식한 행동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상식이라는 것도 추상적인 것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생각이기 때문에 점점 복잡해지는 추상적인 인간사회에 상식이 더 힘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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