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의 주범 용의자 모하메드 아타가 체코에서 이라크 정보원과 접촉했다고 체코가 공식 확인하면서 테러전쟁이 이라크로 확산될 것인지 여부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월스트릿지는 아타와 이라크 정보원의 접촉을 ‘체코 커넥션’(Czech Connection)이라고 명명하고 프라하는 이라크가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벌이는 정보활동의 본거지라면서 ‘체코 커넥션’의 확인으로 이라크 공격 논쟁이 가열될 것이 확실하다고 29일 보도했다.
이른바 ‘체코 커넥션’에 대한 확인은 스타니슬라프 그로스 체코 내무장관을 통해 나왔다. 그로스 장관은 "아타가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최소 3회 체코를 방문했으며 가장 최근은 올 봄으로 아타는 체코 주재 이라크대사관 2등서기관 아메드 칼릴 이브라힘 사미르 알 아니를 비밀리에 만났다"고 지난 26일 확인했다. 알 아니는 간첩활동 혐의로 지난 4월22일 추방됐다.
아타는 이에 앞서 지난해 5월30일 비행기편으로 독일에서 프라하로 갔으나 비자가 없어 입국하지 못하고 독일로 되돌아갔다가 본 주재 체코 영사관에서 비자를 얻어 6월2일 버스편으로 다시 체코에 입국했다. 아타는 다음날 체코 항공사 소속 여객기편으로 뉴저지주 뉴왁으로 떠났으며 2일 밤을 전후한 아타의 행적은 공개돼 있지 않다.
체코는 지난해 아타가 체코를 방문했을 때 행적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아타가 올해에 만났던 알 아니는 약 2년 전부터 체코 정보기관의 미행을 받던 인물이다.
체코는 아타가 이라크 정보기관원을 만났다는 사실을 부인하다가 이번에 처음 공식 확인했으며, 이라크는 아직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프라하는 이라크가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벌이는 첩보활동의 본거지다.
이 같은 이유는 체코와 이라크의 독특한 관계에서 비롯됐다. 체코는 공산주의 치하에 있던 1950년대부터 역시 ‘반서방 정서’가 강한 중동 아랍국들과 가까워지다가 1970년대 후반에는 맹방처럼 지냈다. 체코 정부의 공산당 범죄 전담 수사기관인 공산당 범죄수사국을 이끌었던 파벨 자체크는 "이라크와 시리아가 정보를 교환한 곳도 체코였고 이슬람 테러조직이 회동한 곳도 체코"라면서 "’자스타브스카 우 브르나’에 설치된 정보학교는 옛 바르샤바 조약기구 회원국 정보원뿐 아니라 1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정보원들도 키워냈다"고 밝혔다.
체코와 이라크의 밀월관계는 1989년 공산주의 붕괴와 함께 금이 가기 시작해 1991년 걸프전 때 체코가 미국편을 들면서 냉각됐으며 1998년 체코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정권을 비판하는 ‘라디오 자유유럽/라디오 자유’ 방송을 인정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프라하를 무대로 계속되던 이라크의 비밀첩보활동은 1998년 영국 국외정보국(MI-6)의 작품인 프라하 주재 이라크 부영사 자비르 살림의 영국 망명과 함께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체코 정보기관이 알 아니를 미행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