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액션이 난무하는 수십억 원짜리 블록버스터의 홍수 속에서 액션 신에 1억6,000만 원을 들였다는 것은 뉴스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액션 신의 주인공이 톱스타 전도연(28)과 이혜영(39)이라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두 명 모두 여자이고 무기도 쓰지 않았다. 돈이 많이 들어갈 일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촬영비가 하루 2,000만 원씩 들었다. 게다가 두 배우는 이 장면을 8일간이나 촬영했다.
순제작비 23억 원을 들인 펄프 느와르 ‘도 눈물도 없이’(좋은영화,류승완 감독)의 라스트 액션 신 촬영 얘기다. 도대체 ‘뭘 어떻게 찍어서’일까.
이 장면은 전도연과 이혜영이 오해로 인해 불꽃 튀기게 싸움을 벌이는 내용이다. 이혜영은 투견장의 판돈을 함께 빼돌리기로 했던 전도연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하고 분노한다. 그래서 전도연을 발견하자마자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퍼붓는다.
기습 당한 전도연은 “언니, 그게 아니고!”라는 말을 내뱉으며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하지만 이혜영은 막무가내. 그러자 전도연도 이내 사생결단 반격에 나서면서 두 사람은 마구 뒤엉키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두 사람이 몸만 혹사하면 되는 장면이다. 그러나 보다 처절한 액션신을 보여주려는 제작진은 시나리오와 달리 날씨를 비가 퍼붓는 설정으로 바꿨다. 경기도 고양시 수색의 한 폐공장이 촬영장인데 비를 퍼붓기 위해25m 높이의 지붕을 뚫었다. 살수차를 3대 동원했고, 높은 지붕까지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발전기와 크레인도 빌렸다.
그리고 몇 시간이고 계속 물을 내리 부었다. 번개 라이트도 간간이 사용하면서. 여기에 야밤에 촬영되는 탓에 조명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배우들의 명연기에도 값을 매긴다면 이 ‘이전투구전투신’의 단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흙구덩이에 뒹굴며 죽어라고 싸우는 두 배우를 보고 있으면 전율이 느껴질 정도. “맞고, 막는 순서는 필요 없어. 그냥 두 사람의 감정대로 싸워. 개싸움처럼”이라는 정두홍 무술감독의 주문대로 두 사람은 몸을 사리지 않는다.
덕분에 몰골이 말이 아닌데, 특히 초반에 일방적으로 맞은 전도연은 얼굴이 부어오르고 여기저기에 상처를 입었다. ‘얻어터진’ 모습으로 분장한 두 사람의 얼굴만으로도 처절함이 느껴지는데, 리얼액션을 방불케 하는 연기는 소름이 끼친다.
’피도 눈물도 없이’는 8일께 크랭크 업, 내년 1월 말 개봉 예정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