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을 잡고 장난감을 사러오는 아이들을 보면 저승에 가서도 눈을 못 감고 있는 어린 조카들 생각에 아직도 가슴이 메어집니다. 90을 앞둔 노모는 식욕감퇴증으로 식사조차 제대로 못하는 형편이고요. 세상을 떠나기 전에 범인이 잡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헌팅턴팍에서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유희석(55)씨는 요즘도 10년 전 피살된 동생 희완씨 가족 이야기를 할 때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평생을 착하게만 살았던 동생 부부와 아이들이 하루 밤새 살인마가 휘두른 총, 칼에 몰사를 했는데도 아직까지 왜 죽었는지, 범인은 누군지 밝혀진 게 하나도 없으니 생각만 해도 답답하고 울화가 치밀 노릇이다.
그런 가족들의 마음엔 천만분의 일도 못 미치지만 답답하기는 담당수사관들도 마찬가지. 10년 동안 나름대로 깊이 있게 수사를 해 왔는데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범인의 혈흔과 부분적인 지문 이외에 확인된 사실이나 단서가 전혀 없었고 무려 150여명을 소환, 정밀검사를 하고 이 가운데 30여명을 추려내 샅샅이 뒷조사를 했지만 범인으로 떠오른 사람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유일한 희망이라고는 어디에선가 편안히 숨쉬고 있을 범인이 ‘재수 좋게’ 법망에 걸려들어 현장에서 발견된 범인의 혈액과 일치하는 경우만이 남은 셈.
하지만 이 세상에 완전범죄란 없다. 한인사회에서도 최근 18년 만에 범인이 검거된 실제 사례가 있다. 관건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제는 기대를 접고 싶다"는 유희석씨도, 수사에 진전이 없어 무기력증에 사로잡힌 수사관들도 범인이 체포되지 않아 가슴에 한을 안고 살아가는 다른 피해자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