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권 요구에 일부국 협상 거부…美야당도 “초당적 전통과 배치” 비판
미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보건 원조를 재개하는 조건으로 광물 등 대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에이즈(AIDS)와 결핵 등 감염병 퇴치를 위한 원조를 제공하는 대가로 새로운 양자 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정에는 미국 기업에 대한 광물 자원 접근권 보장과 의료 데이터 제공, 자국 예산 투입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협정을 체결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는 24개국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먼저 미국과 광물 협정을 체결한 뒤 9억 달러(약 1조3천500억 원) 규모의 보건 원조 협정을 체결했다.
나이지리아는 자국 기독교 공동체 보호 약속을 조건으로 20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원조를 받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자국의 기독교인들을 무장세력으로부터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최근 나이지리아는 자국 내 이슬람국가(IS) 연계 추정 세력에 대한 공습을 미국과 조율하는 등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이에 비해 짐바브웨는 민감한 건강 정보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 요구를 이유로 미국의 약 3억2천500만 달러(약 4천900억 원) 규모의 지원안을 거부했다.
가나도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제기하며 협상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비아도 미국의 핵심 광물 개발권 부여와 미국 기업 우대, 의료정보 제공 요구에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제안한 20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지원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물람보 하임베 잠비아 외무장관은 "잠비아는 미국이 자국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처럼 자국민의 이익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대외 원조 체계가 비효율적이었다는 입장이다.
미 국무부는 "과거 글로벌 보건 지원은 사실상 무기한 보조금 체계였다"며 "새 협정은 각국이 자국 보건 시스템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미국 납세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조의 대가로 양자 협정을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식에 대해 미국 의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기업의 광산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생명을 구하는 의료 지원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것은 오랜 초당적 전통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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