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곤혹스러웠던 것 중 하나가 오르락 내리락하는 자동차 개스값이었다. 특집부에서 레저와 여행을 담당하다 보니 싫든 좋든 차를 몰고 이곳 저곳을 다녀야 하는데 한때 개스값이 갤런당 2달러를 넘어 섰을때는 왜 내가 8기통 SUV를 구입했는지 한심해 한 때도 있었다. 50달러어치를 부어줘야 겨우 배가 부르다며 게이지 바늘을 ‘F’로 움직이던 이 철갑탱크는 250마일도 못 달리고 다시 밥을 달라고 ‘엠프티’ 사인에 불을 밝힌다.
그런데 개스값이 내려간 요즘에는 이 차가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럽다. 험한 산길을 여유 있게 달리고 장거리 여행을 위해 아무리 많은 짐을 실어도 거뜬하게 고개를 넘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차는 그대로인데 개스값 때문에 차에 대한 애정이 뜨거웠다 차가웠다 하는 내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올 연말은 24일과 31일이 월요일이 됨에 따라 대다수의 직장들이 이날을 휴무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좀처럼 갖기 어려운 ‘4일간의 연휴’가 2주나 계속된다. 이 황금연휴를 이용, 가족이나 혹은 연인과 가까운 곳으로 여행이 떠나기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론 테러 사건과 경제 침체 등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꼭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삶으로 찌든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은 많다. 가까운 공원에 가면 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얼굴의 얼굴에서 천사들의 미소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넓은 초원에 누워 시원한 바람을 얼굴에 받으며 귀여운 강이지가 내 주위를 뛰어 노는 것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즐거워진다.
불가에서는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렸다(一切唯造心)’고 한다. 모든 사물과 현상은 보기 나름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날로 떨어지는 개스값처럼 긍정적인 지표도 얼마든 찾아 볼수 있다. 어쩔수 없는 외부 환경 때문에 불평하고 절망하기 보다는 이처럼 긍정적인 현상들을 찾아내 마음을 추스르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개스값도 싸졌는데 이럴 때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면 언제 떠날 것인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