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게 조가, 긴 메뉴얼..."머리가 지끈"
요즘 잘 팔린다는 장난감은 어른들도 조립하기 힘든 것이 많다. 11세 이상 연령의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K’Nex Screamin 서펜트 롤러 코스터’는 매뉴얼만도 139페이지에 자그마치 조립해야 되는 조각이 1,280개나 된다. 그런데도 이번 연말 나오자마자 토이자러스 닷컴에서 동이 나버렸다. 긴 매뉴얼, 수백개에 이르는 플래스틱 조각들에 심지어 컴퓨터 칩까지 달려 있는 장난감을 조립하기 위해서 엄마, 아빠는 물론 동네 아저씨에 조부모까지 가세해야 한다. 각 가정이 앓고 있는 ‘장난감 골칫거리’를 살펴본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음’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으면 일단 부모들은 경계태세를 취해야 한다. 아이가 혼자 조립할 수 없다는 속뜻을 듣기 좋게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 긴 밤, 혹은 지루한 겨울방학 동안 온 가족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장난감을 조립하는 것이 취미라면 괜찮다. 그러나 바쁜 연말 쉴 시간도 없이 콩 볶듯이 뛰고 있는데 몇 시간씩 장난감을 조립해 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린다면 그런 장난감 매입은 재고해 봐야 한다.
더구나 잘 팔리는 장난감일수록 요즘은 조립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되어버렸다. 몇 시간 심지어는 며칠이 걸리는 것도 있는데 작은 플래스틱을 이리 저리 끼어 맞추다보면 마침내 머리가 지끈지끈 쑤신다는 엄마 아빠들이 많다.
문제는 아이들은 불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점점 더 복잡하고 정교하고 조립시간이 많이 걸리는 장난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아이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레고처럼 조립하고 쌓아올리는 장난감은 인기품목 중에서 점점 그 비율이 늘고 있는데 ‘더 토이 북’에 따르면 1999년만해도 24개 핫 아이템 중에 조립용 장난감은 1개밖에 속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무려 9개가 속해있다.
이는 장난감 제조업체들이 닌텐도 게임큐브, X박스 등 전자게임에 빼앗긴 청소년 고객을 겨냥해 만들기 어렵고 정교한 조립 장난감을 속속 내놓기 때문이다.
레고에서 나온 올해의 해리 포터 호그와츠 캐슬은 조각이 682개나 된다. 이 정도 되면 장난감 조립은 재미의 차원을 벗어나 온 가족의 ‘취미’가 돼야 할 판이다.
올해 잘 나가는 조립장난감의 종류와 조립시간은 다음과 같다.
˙K’Nex 스크리민 서펜트 롤러 코스터: 89달러99센트. 1,280조각. 조립시간 5∼18시간.
˙마텔의 핫 휠즈 파이어볼 레이스웨이: 39달러99센트. 조각 17개. 조립시간 약 1시간30분.
˙허피 스트릿 힛 44인치 포터블 배스킷볼 시스템: 89달러. 조각 64개. 조립시간 3시간.
˙바비 키친 세트: 14달러99센트. 조각 60개. 조립시간 2시간30분.
˙레고 해리 포터 포비든 코리더 세트: 29달러99센트, 238조각. 조립시간 4시간.
<정석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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