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을 만난다’ 인터넷 운세에서 재미삼아 읽은 올해의 토정비결이다. 읽는 순간 올해가 몇 주 남지 않는 지금 귀인은 무슨 귀인이냐는 코웃음이 나왔다. 사람들은 귀한 것을 좋아한다. 귀한 물건, 귀한 사람, 귀한 사랑을 찾아 살아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 세대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들을 보면 남성은 돈과 권력을 거머쥔 경우고 여성은 그런 남성을 지배하는 경우였다. 젊은 세대는 어떤가. 남성들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지만 여성들은 돈과 권력에 무지하게 관심이 많아졌고 돈과 권력을 거머쥔 남성과 함께 살고 싶어하기까지 한다.
여지껏 ‘귀인’이란 인생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운명적인 사람으로 해석해왔다. 출세해서 중역자리에 앉는 것, 월급장이에서 벗어나 사업가로 성공하는 것, 부자가 되어 호화저택에서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것 등.... 삶 자체가 업그레이드 되기만 기다려온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행복은 영원하지 못하다는 말도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있다. 중역자리에 올라서면 자리를 둘러싼 라이벌과의 치열한 경쟁, 책임감과 스트레스라는 중압감에 시달리게 돼 행복감은 순간 사라진다는 것. 그래도 고지를 점령해본 적 없는 나로서는 귀인을 만나 팔자고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책상위에 놓여있는 ‘영기와 정진이의 웨딩매거진’은 이런 내 모습을 한없이 부끄럽게 만든다. 15일 결혼식장에서 영기씨는 "사람들에게 돈과 권력, 명예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영기씨는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정진씨에게 하나님이 주신 귀한 신부이듯이 내게도 정말 ‘귀한 사람’이다. 그러고보니 올해는 귀한 사람을 많이도 만났다. 부모와 격리된 아동들을 자기 자식처럼 키우는 조이스 김씨. 자신들도 시각장애인이면서 장애가 있는 한인아동 5명을 입양해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워낸 니콜스 부부, 입양된 3남매를 찾아준 제임스 이씨....
이들 모두가 인생의 업그레이드란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귀한 사람들이다. 에머슨은 ‘진정한 성공이란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총명한 사람들의 존경과 아이들의 애정을 받는 것, 친구들의 배신을 참고 견디는 것,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 한평의 정원, 좀더 나은 세상을 두고 떠나는 것, 그대가 있었기에 한 생명이라도 좀 더 수월하게 숨을 쉬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 다가오는 새해부턴 우리 사회가 귀한 사람으로 가득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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