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001 송년시리즈 (3)- PGA투어
타이거 우즈 1인 천하열풍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2000년이 지나가고 2001년이 왔으나 ‘우즈 매니아’의 열기는 여전히 세계골프를 지배했다. 2001년 초반 세계 골프계의 가장 큰 화제이자 관심사는 과연 우즈가 사상 최초의 그랜드슬램(?)을 완성할 수 있느냐 하는 것.
전해 6월 페블비치에서 벌어진 제100회 US오픈에서 무려 15타차로 압승을 거두며 막을 올린 우즈의 메이저대회 연승행진이 브리티시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거치며 3연속 우승으로 이어지자 모든 시선은 연초부터 온통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으로 집중됐다.
그리고 세계가 주시하는 엄청난 중압감에도 불구, 우즈는 불세출의 승부사답게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역사에 기록될 대 위업을 완성해냈다. 그랜드슬램. 비록 한해에 이룬 것이 아니라는 꼬투리를 잡혀 ‘그랜드슬램’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고 이로 인해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으나 그 업적의 위대함만큼은 그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골프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2001년 시즌은 우즈에게 다소 실망스러웠다. 물론 ‘실망’이란 단어는 상대적인 것. 상금 및 다승랭킹 1위에 ‘올해의 선수’를 3년 연속 차지한 우즈에게 ‘실망스럽다’는 말을 쓰는 것 자체가 우즈의 스탠다드가 얼마나 높은 것인지를 실감케 한다. 우즈는 매스터스 이후 남은 3번의 메이저에서 우승권에 들지 못해 ‘타이거 열기’가 다소 시들해진 느낌을 안겨줬으나 골프황제의 위치만큼은 전혀 흔들림 없이 굳게 지켰다.
하지만 우즈가 주춤한 사이 나머지 PGA투어 스타들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무명의 라티프 구슨이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우즈의 메이저 연승행진에 제동을 건 후 라이벌 데이빗 듀발은 브리티시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승리를 낚았고 알려지지 않은 실력파 데이빗 탐스는 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 시즌 3승을 낚으며 엘리트 대열에 합류했다. 종반 PGA투어는 ‘1인 천하’에서 ‘춘추전국시대’로 완전 탈바꿈했다.
하지만 한인팬들에게 2001년은 PGA투어 유일의 한인스타 최경주가 확고하게 뿌리를 내린 해로 기억된다. 2000년 한인 최초의 PGA투어 정식멤버로 도전장을 낸 최경주는 데뷔 2년차에 벌써 5번이나 탑10에 진입하고 상금랭킹 중위권(65위- 80만326달러)에 뛰어오르며 별 볼일 없는 이방인 선수대열에서 다른 선수들로부터 대접받는 중견급 스타로 발돋움했다.
본인이 PGA투어 무대에 도전하면서 세웠던 스케줄보다도 더 빠른 페이스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최경주의 다음 목표는 한인 최초로 PGA투어 우승.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PGA 챔피언십에서 한때 선두에 올라 세계를 경악시키는 등 뚜벅뚜벅 정상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탱크’ 최경주가 2002년 마침내 사건을 만들어낼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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