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커뮤니티는 지금 이민 역사상 처음 보는 뜨거운 축구열풍에 휩싸여 있다. 오는 6월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숙원인 16강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대표팀이 LA에 왔기 때문. 한국은 오늘(19일) 오후 3시 로즈보울 구장에서 미국을 상대로 2002년 골드컵 B조예선 첫 경기를 갖는다. 미국은 다가올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팀. 한국이 목표인 16강 고지에 오르려면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다. 물론 미국 입장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한국을 못이기면 16강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양팀 모두에게 운명이 걸린 6월의 월드컵 한판승부를 5개월 앞두고 벌어지는 경기이기에 전초전 성격이 짙지만 그래도 이 경기의 중요성은 과소 평가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기세싸움에서 서로 밀리고 싶지 않다. 지난달 제주도 서귀포에서 가진 평가전에서 한국에 0-1로 패했던 미국은 안방에서 또 진다면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때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도 100% 전력이 아닌 미국에 진다면 진검승부에서 더 어려워질 수 있기에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미국에 대한 우위를 다져놓겠다는 각오다. 또한 월드컵이라는 궁극적 무대가 임박했기에 빛이 바래긴 했으나 골드컵은 평가전이나 친선경기가 아니라 북중미대륙 챔피언을 가리는 엄연한 국제대회다. 한국이나 미국 모두 우승을 목표로 나선 이상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남가주 한인팬들이 이번 미국전에 보내는 관심과 열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골드컵 공식후원언론사로 한인커뮤니티에 대한 경기입장권 판매를 대행한 본보에는 연일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고 할당된 티켓은 이미 거의 매진된 상태다. 심지어는 비공개로 벌어진 지난 16일 LA 갤러시와의 연습경기에 대해서도 문의전화가 빗발쳤고 상당히 많은 한인들이 무작정 연습경기장을 찾아가 펜스밖에 서서 관전했을 정도. LA 다저스에서 활약하며 한인팬들의 우상이 된 ‘코리안특급’ 박찬호도 이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자아내지는 못했다. 월드컵과 축구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마력이다.
과거에도 수 차례 한국대표팀이 LA를 찾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의미나 시점에서 이번 원정은 그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차원이 다르다. 역사적인 한·일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대표팀에 거는 한국팬들의 기대는 건국이후 최고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주 한인들도 한국이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올려주기를 바라는 염원의 강도는 한국에 있는 팬들에 뒤지지 않는다. 이번 골드컵은 미주한인들에게 모처럼 태극전사들을 직접 지켜보며 응원할 절호의 기회다. 월드컵 16강 진출과 성공적 개최를 바라는 염원을 이번 대회서 한번 마음껏 표출해 보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