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장을 보러 LA 코리아타운의 한 한인 수퍼마켓에 갔다. 물건을 고르고 있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한인 남자 직원이 중남미계 여성 두 명에게 고함을 치고 있었다. "아미고!" 하고 두 여성을 불러 세우고는 영어로 "그건 세일이 아니다"고 소리를 지르며 그들이 들고 있던 플래스틱 봉지를 확 잡아채는 것이었다.
정황을 살펴보니 오렌지 중 상자에 담긴 오렌지는 세일이 아니고 세일로 파는 오렌지는 따로 있는데 이들 여성이 상자의 오렌지를 봉지에 담아 가지고 나가던 중인 것 같았다. 봉지를 빼앗긴 여성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지만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듯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다가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를 포함,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한참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그들이 세일이 아닌 오렌지를 사려한다면 그에 맞는 가격을 내게 하면 될 일이었다. 물건을 사러 온 고객을 그렇게 함부로 막 대해도 되는 것인지, 고객이 한인이거나 백인이었더라도 그런 대우를 했을지 내가 당한 일이 아닌데도 여간 화가 나는 것이 아니었다.
평소에도 시장을 보다 보면 캐시어 등 한인 직원들이 중남미계 손님들을 푸대접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타민족을 그렇게 무시해도 되는 것인지, 그런 식으로 비즈니스를 해도 되는 것인지 불쾌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본 장면은 엄연한 인격모독이고 인종차별이었다.
미국 땅에서 소수민족으로 살면서 차별대우를 받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다른 소수민족들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자기 보다 조금만 못해 보이면 함부로 무시하려 드는 일부 한인들 때문에 한인 커뮤니티의 이미지가 흐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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