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26)씨의 한국 입국 거부를 놓고 한국과 미국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등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가 2일 입국을 거부당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하고 기자의 첫 반응은 ‘해도 너무했다.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였다. 그리고 미국 동포들로 비슷한 반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왜 이렇게 한국과 미국에서 상반된 반응이 나오는 것일까 생각해 봤다.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유씨의 입국을 방치할 경우 국내 병역 대상자들의 가치관에 혼란을 초래하는 등 국법 질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승준씨 본인이 병역 문제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좀 더 일찍 솔직하게 대처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왔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한국에서는 유승준씨의 시민권 취득 결과만을 놓고 그를 병역기피범으로 몰아가고 있으나 이는 미국의 사회 현실과 특히 미주 한인들의 처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상당 부분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유승준씨는 대부분의 삶을 미국에서 살아온 1.5세 ‘스티브 승준 유’이다. 그가 한국에서의 병역의무에 대한 국민 정서를 얼마나 헤아릴 수 있을까. 또 미국 시민권도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아무 때나 취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방이민국의 절차와 스케줄에 따라 지문과 신원조회를 받고 인터뷰를 거쳐 선서식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시민권 취득 이유는 유승준씨 본인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모든 병역대상 한국인 남성의 시민권 취득이 범죄행위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국제화 시대에 맞춰 재외동포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점에서 이번 사건으로 해외 자녀들의 한국 활동을 규제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연방이민국의 가장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 18∼34세 이상 한국인 남성 2,782명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또 현재도 병역대상 한국 남성 수천명이 미국에서 유학 또는 취업을 이유로 거주하고 있다.
유승준은 "서류상 미국인이지만 마음은 한국인이다"고 말했다. ‘애국심은 국적과는 관계없다’는 진리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그에게 주어지기를 미주 한인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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