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생활하기 힘든 교외지역 거주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노인 운전이 점차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하면서 의학 및 교통 전문가들은 노인 운전자들이 자신들의 저하된 능력에 적응하거나 아니면 다른 교통 수단을 찾도록 돕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예일대 의대 교수로 노인의학 전문의인 리처드 마로톨리는 "자동차와 운전은 미국인들의 집단의식 속에 매우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운전능력 상실은 매우 중요한 공백을 남긴다"고 말한다.
운전에 요구되는 시각, 신체 및 인지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모두 노화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90대에도 끄떡없이 운전을 잘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60대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대중적 통념과는 반대로 노인 운전자들이 본래 위험하지는 않다고 마로톨리 교수는 말한다. 정말 그렇게 해야 하기도 전에 운전을 그만두는 사람도 많고 자율규제를 잘해서 힘든 상황은 피해 다니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연방 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55세 이상 운전자들은 젊은 운전자들보다 충돌사고를 덜 낸다. 또 치사 사고에 관련된 55세 운전자중 알콜이나 약물사용자는 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적다. 그러나 70대 이상으로 올라가면 양상이 달라진다. 1999~2000년도 통계에는 이 연령층이 16~20세 다음으로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다. 또 85세 이상 운전자의 마일당 사망률은 26~69세에 비해 9배나 높다.
지난해에 노인운전자를 위한 웹사이트(www.seniordrivers.org)를 개설한 AAA 교통안전재단에 따르면 두 대의 자동차가 충돌했을 경우 한쪽 운전자는 65세 이상이고 다른 운전자는 그보다 젊을 경우 늙은 운전자는 사망 가능성이 3.5배나 높다. 노인 운전자들에게 좌회전 대신 우회전을 여러 번 하고, 교차로에서 양보하라고 충고하고 있는 이 웹사이트는 또 노인 운전자들에게 운전을 더 잘하는데 도움이 될 운동 요령까지 소개하고 있다.
AARP가 노인 운전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1979년부터 55세 이상 운전안전 프로그램을 통해 교실에서 노인 운전자들에게 교통법규를 상기시켜 주고 노인들의 운전 경험담, 신체 변화에 적응하는 요령 등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강의하는 은퇴목사 알리스터 브라운은 "이 클래스에 참가해서 나이 들면서 시력과 청력, 체력이 떨어지지만 상쇄시킬 수가 있음을 배우게 된다"고 말한다.
주정부들도 노인 운전에 대한 대책이 없을 수 없다. 메릴랜드주는 더 오래 운전을 하게 하든, 다른 교통 대안을 마련하건 노인들을 계속 움직일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아래 1988년부터 몇 가지 실험을 해왔다. 지난해에 끝난 이 실험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변화하는 신체적 속성을 알아보는 것으로 안전 운전의 기준은 연령이 아니라 기능할 수 있는 능력이므로 운전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교정을 하고 제한을 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10년 동안 노인 운전들의 운전기술을 연구한 예일대의 마로톨리 교수는 노인 운전자가 어느 날 갑자기 안전치 않아지는데는 정해진 공식이 없지만, 자동차에 긁힌 자국이 늘어나고 갑자기 길을 자주 잃어버리는 등 몇 가지 징조는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노인에게서 운전대를 빼앗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노인들에게 실질적이고 매력 있는 다른 교통수단을 제공하는 커뮤니티가 없는 데다가 미국에서 운전은 단순한 거리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 독립성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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