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한 LA시장과 버나드 팍스 LA경찰국장의 관계가 팍스 국장 연임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5일 한 시장이 팍스 국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후 팍스 국장이 이에 대해 승복할 수 없다며 연임의사를 강력하게 재천명하고 나선 것. 이에 따라 시장과 경찰국장간의 공개 정면 대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LA시 정·관계에 한차례 소용돌이를 몰고 온 제임스 한 시장과 팍스 국장의 충돌 사태의 배경과 주변 반응, 전망 등을 정리해본다.
■배경
지난주 제임스 한 시장의 ‘팍스 국장 연임 반대’ 공식 입장 발표와 함께 갑자기 표면화된 두 사람간의 갈등은 그간 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사람은 경찰개혁과 커뮤니티 치안제 등 문제에 대해 근본적 입장차이를 보여왔으며 한 시장의 시 검사장 재임 시절부터 이같은 이슈에 대해 여러 차례 의견충돌을 빚어왔던 게 사실.
LAPD의 램파트 스캔들에서 비롯된 경찰개혁 문제에 대해 당시 시 검사장이었던 한 시장은 연방정부의 개입을 적극 지지하며 시 정부와 연방정부간 협상을 주도한 반면 팍스 국장은 LAPD내 개혁 자체 추진을 고집, 갈등을 빚었다. 지난 97년에는 팍스 국장이 고참 경관들의 커뮤니티 연락 전담제 폐지를 결정하자 당시 한 검사장이 경찰국장실에 직접 찾아가 재고를 요청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기도 했다.
또 팍스 국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97년 경찰국 내부에 LAPD 대상의 소송문제 처리를 위한 전담 법률고문실 설치를 추진, 시 검찰을 반발을 샀고 제임스 한은 램파트 스캔들 이후 경찰국 내부 문서공개 요구를 주도하는 등 서로의 권한을 견제하려는 파워게임 양상까지 보이기도 했다는 것. 이밖에 스타일면에 있어서도 주위의 의견에 관계없이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고집을 굽히지 않는 팍스 국장에 대해 한 시장이 크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주변 반응
지난 시장 선거에서 제임스 한 후보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낸 흑인 커뮤니티 지도급 인사들은 한 시장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이를 갈고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타 후보들은 모두 팍스 국장 교체 공약을 공공연히 언급한 반면 이에 대해 이렇다할 언급을 삼간 채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던 제임스 한이 느닷없이 팍스 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선 것은 흑인 커뮤니티에 대한 ‘배반’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그동안 ‘팍스 축출운동’을 벌여온 백인 경관 중심의 경찰노조는 제임스 한 시장의 공식 입장 표명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의 의사를 표시하는 등 흑인인 팍스 국장의 연임 문제를 놓고 ‘인종’ 문제와 결부된 정치권의 파워게임으로 변해가고 있다.
■전망
경찰국장 연임에 대한 결정권은 공식적으로는 민간인 5명으로 구성된 경찰위원회가 가지고 있으나 이들은 모두 제임스 한이 임명한 사람들이어서 한 시장의 의사를 거역하고 팍스 국장 재신임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경찰위원회는 오는 8월로 현 임기가 끝나는 팍스 국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 오는 5월13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돼 있는데 예상대로 경찰위원회가 팍스 국장 연임을 거부할 경우 새로운 인물을 대상으로 차기 국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 3명까지 후보를 시장에게 추천하게 되며 제임스 한 시장이 이중 한 명을 국장으로 지명하는 최종 결정권을 갖게 된다.
<김종하 기자>chris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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