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조선문단은 미국에서 날아온 깜짝 놀랄 소식에 발칵 뒤집혔다. 강용흘이란 생면부지의 청년이 장편 ‘초당’(The Grass Roof)으로 미국 문단에 데뷔한 것.
뉴욕타임스가 “대담한 체험과 생동감 있는 필치는 일본과 중국 문학을 무색케한다”는 평으로 극찬한 소설 ‘초당’은 미국 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체코슬로바키아 등 유럽 10여개국에서 번역 출판됐다.
함남 홍원에서 출생한 강용흘은 3.1운동 직후 중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와 보스톤대에서 의학을, 하버드대에서 영미문학을 공부했다. 그는 1929년 최초의 영문시선집 ‘동양의 시’를 선보인 이래 자전적 영문소설 ‘초당’으로 ‘북 오브 더 센추리’ ‘구겐하임 상’등을 수상했으며, 시카고대학 등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면서 ‘동양선비 서양에 가다’(East goes West, 1965)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펄 벅은 강용흘을 ‘동양의 가장 빛나는 지혜’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강용흘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영문학계에서 인정 받은 작가라는 영광을 누렸지만 조국인 조선에서는 ‘조선어가 아니면 조선문학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밀려 ‘서자’(庶子) 취급을 받은 불행한 작가이기도 하다.
이민문학의 효시 강용흘에 이어 김용익 김은국 등 뛰어난 한인 작가들이 미국 땅에서 ‘이민자의 삶’과 ‘한국’을 모티브로 작품을 발표, 주목을 끌었다.
김용익은 1956년 발표한 ‘꽃신’(The Wedding Shoes)으로 등단한 이래 ‘푸른 씨앗’(Blue in the Seed), ‘해녀’(The Sea Girl), ‘행복의 계절’(Happy Days)등한국의 토속적인 정서와 풍경을 표현한 작품들을 잇따라 발표했다. 김용익의 작품은 미국 중고교 영문학 교과서에 수록될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재미작가인 김은국은 영문소설 ‘순교자’(The Martyred)로 일약 유명작가로 발돋움했고, LA 타임스는 “금세기 위대한 책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저서”라고 극찬한 바 있다.
김은국 이후 뚜렷한 작가를 배출하지 못했던 한인사회는 82년에 캐시 송이 ‘사진신부’(Picture Bride)로 예일대학 문학상을 수상했고, 90년대에는 이창래가 ‘Native Speaker’로 펜클럽이 최고의 소설작가에게 수여하는 ‘헤밍웨이 펜 어워드’를 받았다. 이후 ‘A Gesture life’등을 발표한 이창래는 미국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를 굳혔고 최근에는 김준서씨가 윌리엄 포크너 문학상을 수상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70년대 이후 이민물결이 본격화되면서 한글로 쓰여진 이민문학도 각 지역 한인문인회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발표되고 있다. 한국 문예지 등단이 용이해지면서 워싱턴을 비롯한 미주 지역 문인들의 저변도 확대되어 이민문학이 한국 문단에서도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미주이민 100주년 워싱턴 기념사업회는 워싱턴문인회장을 지낸 김행자씨(사진)를 이민문학 100주년 기념문집 발간 및 작품 낭송회 책임자로 선임했다. 기념사업회는 기념문집 발간, 미국속의 한국 문학 세미나 개최 및 시낭송회 등을 한인 이민 100주년인 2003년에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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