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월26일자 오피니언 “지금 서울에선” 에서 안영모씨가 쓴 “DJ와 김정일, 선과 악의 함수”라는 제목의 칼럼내용에 이의가 있어 몇마디 적고자 한다.
첫째,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과 관련해서 한국의 여당 의원이 국회대 정부 질문에서 부시를 ‘악의 화신’이라고 한 것은 분명 도가 지나친 발언이었고 이와 관련해서 김대중 대통령이 유감을 표시하고 해당의원에게 사과를 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말했다 해서 DJ 정권이 푸르르 역정을 냈다”고 쓴 것은 분명 오해나 편견에서 나온 소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둘째, ‘악의 축’ 발언의 논란의 촛점은 북한이 ‘악의 축’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가 아니고 북한 정권을 비난하여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시켜 한반도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남한 국민이라는 사실이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이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독재정권이고 인민들을 굶주리게 만든 포악한 정권이라는 것은 부시가 말 안해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이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과의 대화가 끊기고 남북한 간에 증오와 갈등이 증폭될 때 그리하여 한반도에 군사적 충돌위험이 높아지고 긴장이 조성될 때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남한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무력도발과 테러위협이 계속되면 외국인 투자자는 떠나가고 한국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악의 축’, ‘극악한 독재정권’이라고 비난만 한다해서 무슨 문제해결이 되겠는가. 전쟁을 할 마음이 아니라면 대화로써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셋째, 안씨는 반미 분위기가 DJ 정권 출범이후 생겨났다고 했는데 그것은 과거 한국사에 관한 고찰이 전혀 없는데서 나온 소리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반미감정이 싹튼 것은 80년대로, 80년 광주항쟁 때 신군부의 잔혹한 무력진압을 미국이 묵인하고 또 군사독재정권을 용인하고 지원하여 한국민의 분노를 산 것이 큰 이유이다. 또한 주한 미군의 거듭되는 한국인에 대한 잔혹한 범죄사건과 주한미군 범죄에 관한 협정이 불평등하게 되어 있어 그것에 대한 불만 등 여러가지가 겹쳐 일어난 것이다.
마지막으로 안씨는 힘도 명분도 없는 자존은 약자의 반항일 뿐이라고 썼는데 아무리 힘이 약하다 하더라도 명분이 있으면 자기 주장을 정당하게 제기해서 시비를 가리는 것이 옳고 당당한 태도이다. 노근리 학살만행이 그 당시의 생존자의 증언과 또 그 당시의 미군의 증언으로 진상이 확실하게 들어났는데도 그 만행을 제기한 한국인을 비난하는 듯한 안씨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국이 베트남과 한국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사례는 많이 있어도 2차대전때 서유럽에 진주한 미군이 독일이나 이탈리아 등 적성국에서 조차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일이 없다.
미국과의 동맹은 확고히 유지하면서 미국의 이중 잣대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고 한국민 스스로가 자존을 지킬 줄 아는 국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스티브 오/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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