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 지연, 학연 등의 연고주의가 한국인들의 단결을 와해시키고 너와 나를 가르고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 에치오니는 그의 저서 ‘현대조직론’에서 “현대사회는 조직의 사회다. 우리는 조직 속에서 태어나 조직에 의해서 교육되고, 평생의 대부분을 조직을 위하여 일하며 여가를 보내고 종국에는 조직 속에서 죽게되며, 매장될 때에는 가장 큰 조직인 국가의 공적허가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덧붙여 “조직의 합리성과 인간의 행복은 비례하며 잘 운영되는 조직없이 우리들의 생활수준, 문화수준 및 민주적 생활은 유지될 수 없다”라고 역설했다.
한편 프랑스의 사회학자 듈케임은 “조직들이 상호 협력을 못하고 모든 사안에서 똑같은 형태로 찬성과 반대의 의견으로 나누어진다면 이 조직들은 하나의 집단이 아니라 이질적인 2개의 집단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같이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사회학자들의 이론에 한국적 상황을 비춰볼 때, 대통령선거와 수도권 자치단체장 선거 때마다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이에 호소하는 언행은 또 다른 분단을 만들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에 의해 뽑는 자유경쟁적인 사회제도 하에서는 무조건 선출기준을 동향에 두고, 공무원이나 군인, 경찰과 같이 윗사람이 고과점수를 잘 주어야 승진할 수 있는 후원적인 사회제도 하에서는 전문지식이나 경험, 업적에 관계없이 선발기준을 동문에 둔다면 누가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는가. 이러한 병폐는 평등사상을 파괴하고 국민화합을 훼손한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라는 속담과 같이 LA지역도 주요 단체장 선출과정에서의 잡음은 한국의 상황과 다를 바 없다. 종친회, 향우회, 동문회 등은 그 모임의 목적인 친목과 봉사와 장학사업 등의 범주를 벗어나 일종의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중론이다.
그리고 지도자의 자질과 자격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그 자리를 벼슬로 알거나 관료주의 의식을 갖어서는 안되며 대표성도 낮은 봉사직임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옛날 그리이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신을 만물의 척도로 보고 인간은 신 앞에 겸허할 것을 종용하며 “너 자신을 알라”라는 권면으로 인간의 처지가 어떠한가를 일깨워 준 바 있다. 한 사회, 한 조직체의 지도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이를 음미해 보고 스스로 자질과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해서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혈연, 지연, 학연만을 찾다가는 너와 나는 갈라지고 우리들의 희망과 행복은 산산이 깨어진다는 것을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끝으로 팔만대장경 속에 있는 경구 하나를 소개한다. “이기심을 채우고자 정의를 등지지 말고 원망을 원망으로 갚지 말라. 행복은 내가 짓는 것이요, 불행도 내가 짓는 것이네, 그 행복과 불행은 다른 사람이 짓는 것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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