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높은 110층짜리 시카고 시어즈 타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요즘 건물 경비보다는 매서운 겨울바람을 더 걱정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정상을 되찾은 것 같다. 엄청난 충격에서 벗어나 모두가 본업에 복귀한 것이다"
미국의 명물 시어즈타워 6층에 있는 통신회사 유니버설 억세스의 판매 및 마케팅 책임자인 43세의 릭 캐리어는 말한다.
그렇다고 이 흑색 알루미늄 초고층 빌딩에서 일하는 1만명의 뇌리에서 9.11 테러의 끔찍한 기억이 깨끗하게 사라진 것은 물론 아니다.
테러범들이 탈취한 여객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들이받는 악몽 같은 이미지는 사건 발생 6개월을 맞아 지난 주말 TV와 신문에 다시 한번 투영됐다.
그러나 캐리어를 비롯, 시어즈 타워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당국이 현재 취하고 있는 보안조치에 깊은 신뢰감을 갖고 있다.
시어즈 타워의 경비 역시 매우 삼엄하다.
건물 입구 등 곳곳에 금속탐지기와 X-레이 투시기가 설치됐고 경비원이 대폭 증원됐으며 사복경찰관과 폭발물 탐지견이 배치됐다. 건물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신분증이 새로 발급됐고 건물주위는 주정차구역으로 지정됐다.
보도에는 성조기 색깔인 빨강, 하양, 파랑의 콘크리트 방어벽이 설치됐다.
이밖에도 건물 내 104개의 엘리베이터로 통하는 접근로에는 한 사람씩 드나들 수 있는 보안용 회전식 문이 등장했다.
시어즈 타워의 경비보강에 얼마나 많은 돈이 투입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건물주는 렌트를 1% 인상할 계획이다. 이 고층빌딩의 렌트는 평방피트당 최고 45달러로 시카고에서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시어즈 타워에 입주해 있는 59세의 짐 잰 변호사 같은 사람들에게 렌트 인상이나 보안을 위한 다소간의 불편은 전혀 불만사항이 아니다.
44세의 변호사 사무실 직원 잰 캐헤일라도 9.11 이후 건물관리회사가 경비를 즉각 강화한 것에 대해 안도감을 느꼈다.
"관계자들이 상당히 많은 경비 및 보호책을 즉각 도입했다. 나는 현재 이곳이 매우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잠재적 테러 목표로 종종 거론되는 시어즈 타워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편안한 느낌을 갖는 것은 아니다.
39세의 회계사 앤소니 윌슨은 자신이 거래하는 은행이 있는 이 고층 건물의 회전식 문을 9.11 이후 5개월만에 처음으로 지난 달 밀고 들어갔다.
인기 높은 시어즈 타워 전망대 시어즈 스카이데크는 보안탐지기 설치를 위해 6주 동안 폐쇄됐었지만 여전히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카고 스카이라인을 비롯, 미시간호, 넓게 펼쳐지는 대평원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이 전망대는 지난 10월29일 다시 개장했으며 부시 전 대통령과 리처드 데일리 시장 등 유명 인사들이 이 고층 건물의 안전함을 알리기 위해 가장 먼저 방문했다.
연간 150만명이 찾는 이 관광명소의 방문객은 불과 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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