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일원의 한인 단체는 187개에 이른다는 보고가 나왔다. 한국의 외교통상부가 밝힌 것으로 미국 전체의 한인 단체는 2000년 현재 842개로 파악됐다. LA 총영사관 관할지역의 한인 단체는 지난 97년 214개에서 27개가 줄어 이같이 집계됐다는 것이다.
남가주 일원의 한인 단체는 그동안 줄잡아 300여개로 추산되어 온 것과 비교할 때 턱없이 적게 잡힌 느낌이다. 이 같은 통계의 신빙성 문제에도 불구 이번 발표는 그러나 한가지 흐름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본다. 한인 단체수가 줄면서 체질도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한인사회는 단체가 많은 것으로 특히 유명하다. 각종 애향회에다가 동창회, 또 봉사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 단체, 동종 업체끼리의 목적 단체 등을 합치면 한인 단체는 쉽게 1,000 단위를 넘는다. 단체가 많다는 것은 사회 활동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혈연, 지연, 학연을 그만큼 존중한다는 것과도 통한다.
부정적 측면도 많다. 활동은 없고 회장 1인뿐인 단체 등 유령단체가 많다는 게 부정적 현상의 하나다. 봉사를 목적으로 내건 단체에서 특히 두드러진 현상으로 봉사는 그저 말뿐이고 고질적 감투싸움에 여념이 없는 단체도 하나 둘이 아니다. 이는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온 병폐로 한인사회가 구심점이 없이 심각한 분열증세를 보여왔다는 증거도 될 수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A라는 봉사 단체가 있다. 이 단체에서 내분이 발생한다. 명분이 없는 싸움 끝에 그 단체는 쪼개진다. 그 결과 단체의 성격이나, 구성원 모두가 비슷한 A’라는 단체가 생긴다. 말하자면 일종의 핵분열 과정을 거쳐 우후죽순 같이 늘어난 게 한인 단체의 실상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최근 들어 한인 단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더 확산되어 온 것도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한인 단체가 보여온 폐쇄성, 고질적 감투싸움 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있다. 투명하지 못한 돈 관리다. 돈이 모였다 하면 반드시 싸움이 있었고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엉망인 돈 관리가 싸움의 발단이었다.
상식이라는 말이 있다. 순리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은 상식과 순리를 바탕으로 하면 무리가 없다. 한인 단체의 일도 그렇다. 이 경우 상식과 순리는 투명성으로 통한다. 공개의 원칙 하에서 주어진 규율대로 일을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이름뿐인 단체, 봉사는 뒷전이고 치졸한 감투싸움으로 지고 새는 단체, 얼굴내기에나 급급한 단체. 이런 한인 단체는 이제 더 이상 존재 의의가 없다. 이민 100주년을 눈앞에 둔 오늘 한인 단체들도 거듭날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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